사라까니 경 (SN 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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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까니 경 (SN 55:24)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6.06.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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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삭까에서 까빌라왓투의 니그로다 원림에 머무셨다.

2. 그 무렵 삭까 사람 ‘사라까니’가 임종하였다. 세존께서는 그가 흐름에 든 자[예류자]여서 악취[삼악도]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졌고 해탈이 확실하며 완전한 깨달음으로 나아간다고 수기하셨다.

3. 그때 삭까 사람 ‘마하나마’가 세존을 뵈러 가서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사라까니가 임종하였습니다. 그러자 거기서 많은 삭까 사람들이 모여들어 흠을 잡고 불평하고 푸념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라까니는 술꾼이었기 때문에 도 닦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그러함에도 세존께서는 그에게 예류자가 될 것이라고 수기하셨습니다.”

4. “마하나마여, 오랜 세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한 청신사가 어떻게 파멸처에 떨어졌겠는가? 마하나마여, 바르게 말하는 자가 말하기를 ‘오랜 세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한 청신사’라고 하는 것은 바로 사라까니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마하나마여, 사라까니는 오랜 세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한 청신사였다. 그런 그가 어떻게 파멸처에 떨어졌겠는가?”

5. “마하나마여, 만일 이 큰 살라 나무들조차도 좋은 말과 나쁜 말을 충분하게 이해한다면 나는 이 큰 살라 나무들도 ‘예류자’여서 악취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졌고 해탈이 확실하며 완전한 깨달음으로 나아간다고 수기할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사라까니에 대해서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마하나마여, 사라까니는 임종할 때 도 닦음을 성취하였다.”



《해설》



술이나 마약과 같은 중독성 물질은 육체의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이는 또 마음에 영향을 미쳐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분전환, 병적 쾌감, 환각상태를 일으키게 합니다. 특히 음주는 도 닦음의 장애가 되는 방일의 근본이 되기 때문에 오계의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곡차라는 이름으로 어떤 선승은 음주를 즐겼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만, 재가 불자로서 불음주의 계를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직장 또는 각종모임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종종 술을 마셔야 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 비구니의 출가사문들만을 상대로 가르침을 펴신 것이 아니라 재가의 남녀 신도들을 위해서도 가르침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부처님 재세 시에 세속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청신사, 청신녀의 고명(高名)을 얻은 재가 남녀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나타삔디까(급고독장자), 위사카(녹자모), 나꿀라의 양친 같은 훌륭한 남녀 불자들이 그러합니다.

이 분들의 공통점은 예류과를 얻은 자들이 갖추고 있는 네 가지 덕목인 불·법·승 삼보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과 오계를 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편, 주석서에 의하면 ‘사라까니’는 생전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술꾼으로 불릴 정도로 술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가 불음주(不飮酒)의 계를 파계했기 때문에 삭까 사람들(석가 족)은 사라까니가 예류과를 얻은 자의 네 가지 덕목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세존께서 예류자라고 수기를 하셨다는 소식을 접한 삭까 사람들이 수긍할 수 없다는 뜻에서 푸념하였고, 이 말을 옆에서 들은 마하나마가 그 사정을 세존께 아뢴 것입니다.

세존께서 청정한 하늘의 눈으로 사라까니의 전생을 살펴보니, 그는 오랜 세월 동안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한 청신사였고, 금생에도 비록 술을 좋아했지만 불․법․승 삼보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지니고 있었고, 임종이 가까워지자 뒤늦게 술을 끊고 오계를 엄하게 지켜서 도 닦음에 정진했기 때문에 그런 그가 삼악도에 떨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오히려 예류과를 얻게 되었다고 수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우리는 술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부처님으로부터 사쌍팔배라고 불리는 네 가지 성자(聖者)의 단계 중 예류과와 일래과를 이룰 수 있는지?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본경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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