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비구 경 (SN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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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비구 경 (SN 21:10)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6.06.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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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에서 대나무 숲의 다람쥐 보호구역에 머무셨다.

2. 그 무렵 테라(Ther) 비구가 혼자 머무는 자가 되어 혼자 머무는 것을 칭송하면서 걸식하러 혼자 마을에 들어가고 혼자 나오고 혼자 외딴 곳에 앉고 혼자 포행하였다.

3. 테라 비구는 세존께서 부르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세존께 가서는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테라여, 그대는 혼자 머무는 자가 되어 혼자 머무는 것을 칭송한다는 것이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테라여, 그러면 그대는 어떻게 혼자 머무는 자가 되어 혼자 머무는 것을 칭송하는가?“

“세존이시여, 여기 저는 걸식하러 마을에 혼자 들어가고 혼자 나오고 혼자 외딴 곳에 앉고 혼자 포행을 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혼자 머무는 자가 되어 혼자 머무는 것을 칭송합니다.”

“테라여, 그것도 혼자 머무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아니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테라여,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혼자 머무는 것을 어떻게 완성하는 것에 대해서 나는 설할 것이다. 듣고 마음에 잘 새겨라.”

“테라여, 어떻게 하면 혼자 머무는 것이 완성되는가?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바라지 않으며 현재는 자신의 소유에 대한 욕망과 갈애를 모두 버리는 것이다. 테라여, 이것이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혼자 머무는 것이 완성되는 것이다.”



【해설】



심산유곡의 토굴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의 소욕 · 지족 · 한거(閑居)의 두타행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재가불자들은 숙연한 마음에서 공양 청을 올리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출가사문 모두가 두타행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출가수행자의 길을 걸어도 갈애와 사견(邪見)의 반죽에 엉켜있다면, 세존께서는 그를 혼자 머무는 자-두타행자라고 말할 수 없다고 설하셨습니다. ‘홀로 있음’이란 마음속에 있는 것입니다. 고요한 숲속이나 고즈넉한 산사에 있더라도 온갖 세상사에 대한 생각으로 둘러싸여 있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행할 수 없습니다. 고요한 숲속이나 고즈넉한 산사에 머무르면서 참선하더라도 제멋대로 날뛰는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면 그런 스님은 홀로 머무는 자라 할 수 없겠지요.

‘홀로 있음’은 일종의 마음 작용입니다. 고요한 숲속에 머물던 또는 시끌벅적한 도심에 살든 욕망과 분노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홀로 머무는 자라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내게 고뇌이고 종기이고 재난이며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임을 반조해서 여기서 두려움을 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 합니다.

범부중생이 목마르게 오욕(五慾)에 애착한다는 뜻을 가진 갈애는 눈과 형색,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감촉이 서로 접촉하면서 생겨난 느낌이 원인이 되어서 일어납니다.

어쩌면 인간관계 그 자체가 숙명적으로 갈애를 동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갈애의 족쇄, 엉킴,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발원한다면, 생각을 고요히 함을 기뻐하고 육신의 더러움을 명상하고 선정에 머무르는 나 홀로 수행을 하여야 합니다. 때로는 좋은 도반-선우와 함께 하는 것도 유익할 것입니다. 『법구경』에 이르기를 “삶의 길에서 자기보다 낫거나 동등한 사람을 찾지 못하면 단호히 홀로 가라. 어리석은 자와의 우정은 없다.”라는 금언(金言)이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나 홀로 사는 사람 규모가 전체 가구의 27%인 500만 가구에 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최근의 세상 모습입니다. SNS라 불리는 사회관계망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세상에 살아가고 있음에도 개인이 느끼는 고립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아의식이 너무 강해서입니다. 나 홀로 머물기 핵심은 애착 줄이기, 내려놓기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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