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수목장’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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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수목장’추진
  • 강석훈 기자
  • 승인 2005.05.3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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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어승생 공설공원묘지 정비사업계획 일환

“불교계도 사찰 유휴지 활용 동참해야”

타당성조사 내달 계획



자연 친화적 장묘문화로 대두되고 있는 ‘수목장(樹木葬)’에 대한 도내 사찰과 불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제주시가 최근 수목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보건복지부가 화장 유골을 산이나 강에 뿌리거나 시설물 없이 매장하는 ‘산골(散骨)’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산골의 한 형태인 ‘수목장’은 화장한 시신의 유골을 나무 밑에 묻는 것으로, 비석 등의 인위적인 시설물이 필요 없는 장례 방식이다. 특히 2012년이면 전국의 공설·공원묘지와 납골당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석조 납골묘가 또다른 형태의 환경훼손이라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장묘문화의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사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제주시는 어승생 공설공원묘지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수목장림 조성을 추진, 부지확보를 위한 접근성·이용가능성 등의 타당성 조사를 다음달경 실시할 계획이다. 또 제주시는 지난 2000년에 창립된 제주시장묘문화개선범시민협의회(상임대표 장을룡)와 함께 ‘화장유언서약’ 등 선진 장묘문화 정착을 위한 범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20일 산골제도 도입을 비롯한 호화납골묘 억제 규격기준 마련, 묘지·납골시설 설치거리 완화, 장례식장 영업 신고제 및 장례지도사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장사제도 개선 공청회’를 개최한다. 복지부는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정부개선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다시 거쳐 최종 정부안을 확정, 올 정기국회에 상정해 법률개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화장 후 장례유형은 유족의 뜻에 따라야 하며, 산골이 오히려 가족제도를 더 빨리 붕괴시킬 수 있다는 등의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수목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이미 불교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 영천시 팔공산 은해사(회주 법타스님)는 지난해부터 불교계 최초로 사찰 내 5만여 평의 소나무 군락지를 수목장림으로 조성, 교계 안팎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이는 사람과 나무는 상생하며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섭리에 근거한 것으로, 매월 합동 추모제를 갖는 것은 물론, 명패 외에 다른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아 기존 납골당 비용의 50∼60% 정도로 저렴한 편이며, 개인·부부·가족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교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수목장의 필요성에 대한 도내 사찰과 불자들의 인식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도내 일부 사찰에서 운영 또는 추진 중인 납골시설 외에, 사찰 유휴지를 활용한 수목장림 조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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