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빨리 경 (MN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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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빨리 경 (MN56)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2.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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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왕사성)의 날란다 빠와리까 망고 숲에 머무셨다.

2. 그 무렵 외도 수행자인 니간타 나따뿟따를 오랜 세월 동안 후원해 온 우빨리 장자가 망고 숲으로 세존을 뵈러 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3. 우빨리 장자는 니간타의 지시대로 여러 가지 질문으로 세존의 답변을 듣고 세존과는 반대 입장을 취하고자 했으나 그때마다 세존께서 방향을 잃어버린 자에게 길을 가리켜주시듯 여러 가지 방편으로 법을 설해주시자 세존께 귀의하고 재가신자로 받아 주시기를 청하였다.

4. 그러자 세존께서는 우빨리 장자에게 순차적인 가르침을 설하셨다. 보시의 가르침, 계의 가르침, 천상의 가르침, 감각적 욕망들의 재난과 타락과 오염원, 출리의 공덕을 밝혀주셨다.

5. 세존께서는 우빨리 장자의 마음이 준비되고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마음의 장애가 없어지고 마음이 고무되고 마음에 깨끗한 믿음이 생겼음을 아시게 되었을 때 부처님들께서 직접 얻으신 괴로움[苦]와 일어남[集]과 소멸[滅]과 도[道]라는 법의 가르침을 드러내셨다.

6. 마치 얼룩이 없는 깨끗한 천이 바르게 잘 염색되는 것처럼 그 자리에서 ‘생긴 것은 무엇이건 모두 멸하기 마련이다[集法卽滅法].’라는 티끌 없고 때 없는 법의 눈[法眼]이 우빨리 장자에게 생겼다.

7. 그때 우빨리 장자는 법을 보았고, 법을 얻었고, 법을 체득했고, 법을 간파했고, 의심을 건넜고, 혼란을 제거했고, 무외(無畏)를 얻었고, 스승의 교법에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게 되었다.

【해설】

부처님께서는 듣는 사람의 처한 상황이나 문제의식, 또는 이해의 정도나 수행 정도, 또는 기질이나 성향에 따라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설법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를 대기설법이라 말합니다.

초기경전에서 보면, 부처님께서는 주로 재가자들에게는 보시와 지계와 천상에 나는 것을 설하셨고, 법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 근기에 맞추어 다양하게 법을 설하셨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순차적인 가르침’이란 보시⇒지계⇒천상⇒도(道)의 가르침에 대하여 차례차례 설하신 것을 말합니다. “보시란 행복의 원인이고 부자의 기반이고 증득의 뿌리입니다. 지계란 천상에 태어날 수 있는 의지 처입니다. 천상이란 원하는 것이고, 사랑스러운 것이고, 항상 행운이 가득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런 천상도 무상한 것이니 거기서 누리는 감각적 욕망의 재난이나 위험을 보아 두려움을 일으키게 하신 뒤 출리(出離)의 공덕을 드러내셨습니다.

법의 눈이란 성스러운 진리의 법 - 사성제를 파악하는 예류도의 눈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우빨리 장자도 법의 눈(dhamma-cakkhu)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그 장자는 ① 불변하는 자기 존재가 있다는 견해[有身見], ② 중생, 사람이라는 존재가 자신이 만든 것도 아니고 남이 만든 것도 아니고 원인을 조건으로 생겨났으며 원인이 부서지면 소멸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의심, ③ 청정과 해탈의 도를 (이 몸뚱이 안에서 찾지 않고) 니간타 외도 수행자처럼 단지 의례와 의식에 의지함[戒禁取]이라는 세 가지 족쇄를 끊었습니다.

법안이 생겼다는 것은 열반이라는 큰 바다로 계속 흘러가는 ‘흐름에 들어선 것’으로 성스러운 제자가 되는 첫 번째 단계[豫流]에 해당합니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결코 퇴전하는 일이 있을 수 없고 최종 목적지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되며 그곳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부처님의 교법에서 안식을 얻은 자, 발판을 얻은 자, 태어날 곳이 정해진 자로서 일곱 생 안에 아라한과를 성취한다고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우빨리 장자는 세존의 설법을 기뻐하고 감사드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절을 올리고 귀가한 뒤, 니간타 나따뿟따를 만나서 “인간 중에 최상이고 저울질할 수 없으며 위대하고 최고의 명성을 얻으신 세존이시니, 저는 바로 그분의 제자입니다.”라고 부처님을 칭송하는 게송을 읊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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