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劫) 경 (AN4:156)
상태바
겁(劫) 경 (AN4:156)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2.22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비구들이여, 네 가지 헤아릴 수 없는 겁이 있다. 무엇이 넷인가?

비구들이여, 겁이 수축할 때[괴겁(壞劫)] 몇 해라거나 몇 백 년이라거나 몇 천년이라거나 몇 십만 년이라고 쉽게 헤아릴 수가 없다.

비구들이여, 겁이 수축하여 머물 때[괴주겁(壞住劫)] 몇 해라거나 몇 백 년이라거나 몇 천 년이라거나 몇 십만 년이라고 쉽게 헤아릴 수가 없다.

비구들이여, 겁이 팽창할 때[성겁(成劫)] 몇 해라거나 몇 백 년이라거나 몇 천 년이라거나 몇 십만 년이라고 쉽게 헤아릴 수가 없다.

비구들이여, 겁이 팽창하여 머물 때 [성주겁(成住劫)] 몇 해라거나 몇 백 년이라거나 몇 천 년이라거나 몇 십만 년이라고 쉽게 헤아릴 수가 없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네 가지 헤아릴 수 없는 겁이 있다.

 

【해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중생을 윤회에서 벗어나도록 인도하기 위해서입니다. 연등불의 법이 행해지던 시대에서부터 깟사빠 부처님의 처소에서 출가사문의 도 닦음을 할 때까지 참으로 헤아릴 수 없는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디빵까라(연등) 부처님께서 수메다 바라문에게 “백겁의 세월이 흐른 뒤, 그대는 사바세계에서 여래, 정등각이 되어 사까무니[釋迦牟尼]라 불릴 것이다.”라고 수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불교우주론에서 사용하는 천문학적 시간을 겁(kappa)라 말합니다. 인간의 수명이 열 살에서 8만 4천 년으로 증가하였다가 다시 열 살로 감소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중간 겁(antara-kappa)라 합니다.

『대전기경(D14)』에 따르면, 91겁 이전에 위빳시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고, 31겁 이전에 시키 부처님과 웻사부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고, 현재의 겁에 까꾸산다(과거 4불), 꼬나가마나(과거 5불), 깟사빠(과거 6불), 석가모니(과거 7불) 부처님이 출현하셨다고 말씀하시면서,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도 이 현겁에 출현하실 것이라고 수기를 하였습니다.

다른 한편, 위빳시 세존 · 아라한 · 정등각의 시대에는 인간 수명의 한계가 8만 년이었다가 깟사빠 세존의 시대에 그 한계가 2만년이었다가 다시 미륵불 시대에는 그 수명의 한계가 8만 년으로 증장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초기경전의 여러 기록 등을 종합하면, 위빳시 부처님부터 석가모니 부처님까지 과거 일곱 분의 세존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기까지 1대겁(大劫)이 흘러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불교에서는 우주가 형성되는 기간을 성겁(成劫), 유지되는 기간을 주겁(住劫), 소멸되는 기간을 괴겁(壞劫), 소멸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을 공겁(空劫)이라 합니다. 주석서에서는 이 네 겁이 모인 것을 대겁(大劫)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 네 겁의 각각을 아승기겁(헤아릴 수 없는 겁)이라 말합니다.

중간겁의 20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1 아승기겁이라 하니, 우주의 성주괴공의 과정에서 네 아승기겁의 기간은 합계 80(=20x4) 중간 겁이 된다고 계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전기경(DN14)」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님보다 앞선 과거의 여섯 부처님, 즉 위빳시, 시키, 웻사부, 까꾸산다, 꼬나가나마, 갓사빠 부처님께서도 도솔천에 머무시다가 사바세계에 출현하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깟사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에는 그 분의 처소에서 ‘조띠빨라’라는 이름으로 청정범행을 닦았고 이 세상의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에 태어나셨다가 중생을 윤회에서 벗어나도록 이끌기 위해 이 사바세계에 출현하셔서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를 하신 것입니다.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윤회입니다. 무명에 덮이고 갈애에 묶여서 치달리고 윤회하는 중생들에게 윤회의 시작점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고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시작점을 알려고 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입니다.

부처님은 그 윤회의 끝을 깨달아 다시 태어남이 없는 길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한 치의 오차 없이 그 길을 가려면 법을 알고 이해하고 법에 의지하고 법을 등불로 삼아야 합니다.

/유현 김승석 엮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