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가마 경 (MN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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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가마 경 (MN10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2.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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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삭까의 사마가마 마을에 머무셨다. 존자 아난다와 쭌다 사미가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2. “세존이시여, 쭌다 사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자시여, 니간타 나따뿟따가 막 죽었습니다. 그가 죽자 니간타들은 분열하여 두 패로 나뉘어져 싸우고 다투고 논쟁하면서 입안의 칼로 서로를 찌르고 있습니다.’라고.”

3. “세존이시여, 니간타의 가르침과 계율은 해탈로 이끌지 못하고 적정으로 이끌지 못하는 것으로 올바로 원만히 깨닫지 못한 자에 의하여 설해진 것이므로 지금은 탑묘마저 부서져 의지처를 찾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 가신 뒤에는 승가에서 분쟁이 생겨서는 안 된다. 그런 분쟁은 많은 사람에게 이익이 되지 못하고 행복이 되지 못하고 많은 신과 사람들에게 손실과 손해와 괴로움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4. “아난다여, 여섯 가지 기억해야 할 법이 있으니, 그것은 수행자들에게 호감을 주고 공경을 불러오고 도움을 주고 분쟁을 없애고 화합하고 단결하게 한다.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5. “아난다여, 여기 비구는 동료 수행자들이 면전에 있건 없건 그들에 대해

① 몸의 업으로 자애를 유지한다, ② 말의 업으로 자애를 유지한다, ③ 마음의 업으로 자애를 유지한다, ④ 법답게 얻은 법다운 것들이 있을 때, 그것이 비록 발우 안에 담긴 것일지라도 그렇게 얻은 것들을 공평하게 나누어서 수용하고, 계를 잘 지키는 동료 수행자들과 함께 나누어서 사용한다, ⑤ 삼매에 도움이 되는 그런 계들을 그 동료 수행자들과 함께 동등하게 구족하여 머문다, ⑥ 성스럽고 출리로 인도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자에게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바른 견해를 동료 수행자와 동등하게 구족하여 머문다.“

6. “아난다여, 이 여섯 가지 기억해야 할 법을 받아 지녀 실천하라. 그대들에게 이것은 오랜 세월 이익과 행복을 가져올 것이다.”

【해설】

니간타 나따뿟따가 죽자 니간타 교도들은 교리논쟁으로 두 파로 분열되어 서로 싸웠습니다. 부처님 재세 시에도 꼬쌈비 비구들 사이에 사소한 계율에 대한 인과적 해석상의 오해로 싸움이 시작돼 꼬쌈비 승단이 두 패로 갈려 서로 싸우며 적대시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런 연유로, 세존께서는 승가 상호간에 우애를 만들고 공경을 만들고 도움을 주고 분쟁을 없애고 화합하고 하나가 되게 하는 여섯 가지 기억해야 할 법, 즉 육화법(六和法)을 설하신 것입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이 가르침을 육화경(六和敬)으로 스토리텔링을 해서 2,60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모든 집단과 공동체의 행동 윤리로 교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불자로서 일체 중생이 모두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남에게 성내지 않겠다는 생각, 즉 남들의 안녕과 행복, 평화를 기원하는 자애심을 일으켜야 합니다. 또한 일체 중생이 고(苦)에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남을 해치지 않겠다는 생각, 즉 남들도 고로부터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연민심을 일으켜야 합니다.

이런 자애심에 뿌리를 두고 신구의(身口意)로써 화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을 신화공주(身和共住), 구화무쟁(口和無諍), 의화동사(意和同事)라 말합니다.

늘 자애심을 유지하려면 도반들은 차별 없이 계행을 갖추고 선정수행으로 삼매를 체험해야 합니다. 이를 두고 계화동수(戒和同修)라 합니다. 탁발로 얻은 재물은 소욕과 지족에 어긋나지 않게 나눔과 베풂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두고 이화동균(利和同均)이라 합니다. 끝으로 사성제를 바르게 이해하는 견해, 즉 지혜로 함께 해탈로 나아가니 이를 두고 견화동해(見和同解)라 합니다.

이 육화법은 2,600여 년 전 인도에서 출가 수행집단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세존의 처방이지만 그 내용은 시공을 초월하여 지금에 유익한 갈등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남북분단, 동서분열, 세대갈등, 직역갈등, 극단적 이기주의 등으로 사분오열되어 있습니다. 이런 사회 양극화 현상을 치유할 수 있는 윤리 규범이 육화법입니다. 육화법은 이론이 아닌 실천해야만 진리가 됩니다.

/유현 김승석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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