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음 경 (SN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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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음 경 (SN1:6)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2.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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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천신]

남들이 깨어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자들이 잠들어 있고 남들이 잠잘 때 얼마나 많은 자들이 깨어 있습니까?

어떤 것에 의해 사람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됩니까?

[세존]

남들이 깨어 있을 때 다섯이 잠들어 있고 남들이 잠잘 때 다섯이 깨어 있도다. 다섯에 의해 사람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다섯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되도다.

 

【해설】

천신들이 깊은 밤중에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기원정사에 찾아와 법문을 청하거나 법담을 나눈 사례들이 초기경전인 『상윳따니까야』에 많이 나옵니다. 이 경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 말합니다. 깨닫기 위해서는 수행[修道]을 해야 합니다. 바르게 닦으려면 이보다 앞서 사성제의 법을 바르게 아는 법안(法眼)을 갖추어야 합니다.

출가자이든, 재가자이든 수행자로서의 정신적 향상과 정화의 길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 장애물[五蓋]이 있습니다. 감각적 쾌락의 욕망, 악의(惡意), 게으름과 혼침(昏沈), 회한(悔恨)과 들뜸(悼擧), 의심이 바로 그것입니다. 세존께서는 다섯 가지 장애에 의해 사람은 오염원의 먼지를 뒤집어쓰고 취하고 거기에 물들어 있다고 본경에서 비유해서 설하셨습니다.

감각적 욕망과 악의는 삼매수행에 가장 강력한 장애로서 탐욕과 성냄을 수반하고 있고, 나머지 세 가지 장애는 비교적 덜하지만 어리석음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다섯 가지 장애를 물에 비유하면,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은 다섯 가지 색깔로 물든 물로, 악의(성냄)는 부글부글 끓는 물로, 게으름과 혼침(혼미한 정신)은 이끼가 낀 물로, 들뜸과 회한은 바람이 불어 파도치는 물로, 의심은 흐린 흙탕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치 정원을 돌보지 않으면 잡초로 뒤 덮이는 것과 같이 다섯 가지 장애가 현출되거나 잠재돼 있으면 깨어 있음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믿음, 정진, 알아차림(sati), 삼매, 통찰지 등의 다섯 가지 기능[五根]이 깨어 있을 때 다섯 가지 장애가 잠든다, 즉 오염원에서 청정해진다고 본경에서 천신을 교계하신 것입니다.

믿음이 있어야 노력함이 있고, 노력함(정정진)이 있어야 알아차림[正念]이 향상되고 알아차림이 향상되어야 사마디(삼매)가 확립됩니다. 삼매가 확립되어야 통찰지혜가 생기게 됩니다. 이 다섯 가지의 기능이 조화롭게 갖추어져야 수행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불법승 삼보에 대한 확신을 말합니다. 본경에서 말하는 정진의 기능은 이미 생긴 불선(不善)의 마음을 제거하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는 불선의 마음을 예방하여 일어나지 않도록 하며, 나아가 아직 일어나지 않는 선(善)한 마음을 개발하거나 이미 일어난 선한 마음을 증진시킨다는 뜻입니다.

알아차림은 생각이 아니라 마음이 대상과 끈으로 묶어있는 상태에서 탐냄·성냄·어리석음 등의 번뇌가 들어올 기회를 주지 않도록 마음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합니다. 몸과 느낌, 생각과 갈망 등에 대한 알아차림의 기능이 강력해질수록 여섯 감관(感官)을 지키는 문지기의 역할이 훌륭해져 삼매, 선정 체험하게 됩니다.

본경에서 말하는 삼매의 기능은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시키고 고요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음이 고요해야 대상을 바르게 보는 여실지견이 일어납니다.

12연기의 첫 번째 무명은 사성제를 모르는 것입니다. 통찰지의 기능은 사성제를 바르게 통찰하는데서 시작합니다. 통찰지의 힘은 무명을 극복하여 유위 제법의 공상(共相)인 무상(無常) · 고(苦) · 무아(無我)를 통찰하게 합니다. 그 결과 해탈지견이 생겨 마음은 열반으로 기웁니다.

/유현 김승석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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