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外道) 경 (AN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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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外道) 경 (AN3:68)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2.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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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비구들이여, 만일 외도 수행승이 그대들에게 어떤 것이 세 가지 법이냐고 질문한다면, 그대들은 이와 같이 설명해야 한다.”

[외도] “도반들이여,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세 가지 법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세 가지 법들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특별한 점은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세존] “탐욕은 허물은 적지만 빛바랠 때 천천히 빛바래고, 성냄은 허물은 크지만 빨리 빛바래고, 어리석음은 허물도 크고 천천히 빛바랩니다.”라고…

[외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탐욕이 일어나고 혹은 이미 일어난 탐욕이 점점 커져서 드세어지는 것은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조건입니까?”

[세존] “아름다운 표상입니다. 아름다운 표상을 지혜 없이 마음에 잡도리할 때 그에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탐욕이 일어나고 이미 일어난 탐욕은 점점 커져서 드세어집니다.”라고…

[외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성냄이 일어나고 혹은 이미 일어난 성냄이 점점 커져서 드세어지는 것은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조건입니까?”

[세존] “적의의 표상입니다. 적의의 표상을 지혜 없이 마음에 잡도리할 때 그에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성냄이 일어나고, 이미 일어난 성냄은 점점 커져서 드세어집니다.”라고…

[외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어리석음이 일어나고 혹은 이미 일어난 어리석음이 점점 커져서 드세어지는 것은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조건입니까?”

[세존] “지혜 없이 마음에 잡도리함입니다. 지혜 없이 마음에 잡도리할 때 그에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어리석음이 일어나고, 이미 일어난 어리석음은 점점 커져서 드세어집니다.”라고…

【해설】

“자아와 세상은 영원하다”는 견해를 포함한 62가지 견해에 취착하는 것을 외도의 교설이라 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견해에 미혹해서는 깨달을 수 없고, 오로지 사성제의 법을 통찰하는 것만이 해탈, 열반으로 인도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해탈, 열반이라 함은 탐(貪)·진(嗔)·치(痴) 삼독으로 대표되는 모든 해로운 법들이 완전히 가라앉고 소멸된 경지를 뜻합니다. 그 수행법이 37보리분법입니다.

천상, 인간, 지옥, 축생 가운데, 인간의 몸을 받았다는 것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유전자를 태생적으로 갖고 태어났다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정법, 사성제를 깨닫고 팔정도 수행을 통해 성자, 아라한, 정등각, 세존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종교와 다른 불교의 특징입니다.

과거 7불 모두 도솔천의 보살로 있다가 인간으로 태어나 성불하셨습니다. 성불의 장애물이 탐욕, 성냄, 어리석음 세 가지 불선법입니다. 우리 사람들은 여섯 감관을 통해 바깥 대상을 인식하고 행복하다[樂]는 표상, 영원하다[常]는 표상, 자아라는[我] 표상을 일으킵니다. 지혜롭지 못하고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잡도리’의 사전적 의미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잘못되지 않도록 엄중하게 단속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지혜롭게’를 붙이면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한다[如理作意]는 것이 되는데, 이치에 맞게 정신활동을 기울인다는 뜻입니다.

탐(貪)·진(瞋)·치(痴)라는 번뇌들은 갈애와 어리석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치에 맞지 않게 정신을 쓰면 아직 생겨나지 않는 번뇌가 생겨나고 생겨난 번뇌는 더욱 증가한다. 그러나 이치에 맞게 정신을 쓰면 아직 생겨나지 않는 번뇌는 생겨나지 않고 이미 생겨난 번뇌는 끊어진다.”고 부처님께서 가르치셨습니다. <모든 번뇌의 경(MN 2)>

탐욕은 그렇다 치고 요즘 성냄의 마그마가 세상을 덮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묻지 마 살인, IS테러, 전쟁 등으로 세상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자애를 통한 마음의 해탈을 강조하신 뜻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몸에 대한 부정(不淨)의 표상을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할 때 내 자신에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탐욕은 일어나지 않고, 이미 일어난 탐욕은 사라집니다.

/유현 김승석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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