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함 경 (AN 5: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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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함 경 (AN 5:175)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2.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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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1. “비구들이여, 다섯 가지 법을 갖춘 남자 신도는 천한 신도요, 때 묻은 신도요, 저열한 신도다. 무엇이 다섯인가?”

“믿음이 없고, 계행이 나쁘고, 예언을 하고, 요행을 믿고 업을 믿지 않으며, 외부에서 보시 받을 만한 사람을 찾아 거기에 먼저 보시 등을 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다섯 가지 법을 갖춘 남자 신도는 천한 신도요, 때 묻은 신도요, 저열한 신도다.”

2. “비구들이여, 다섯 가지 법을 갖춘 남자 신도는 보물 같은 신도요 홍련 같은 신도요 백련 같은 신도다. 무엇이 다섯인가?”

“믿음이 있고, 계를 잘 지키고, 예언을 하지 않고, 업을 믿고 요행을 믿지 않으며, 외부에서 보시 받을 만한 사람을 찾지 않고 이 교법에 먼저 보시 등을 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다섯 가지 법을 갖춘 남자 신도는 보물 같은 신도요 홍련 같은 신도요 백련 같은 신도다.”

 

【해설】

초기경전에는 바라문 또는 외도수행자들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재가신자가 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재가신도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의식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아래 정형 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시듯, 덮여있는 것을 걷어내 보이시듯, 방향을 잃어버린 자에게 길을 일으켜 가리켜주시듯, 눈 있는 자 형상을 보라고 어둠속에서 등불을 비춰주시듯,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법을 설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세존께 귀의하옵고 법과 비구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소서. 오늘부터 목숨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불교에서는 젊은 신도 층 현저히 줄어들고 노인불교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진단하고 긴급처방을 내놓아야 합니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불교와 전생 인연이 있어서 현생에도 재가신자가 되지만 그 중에는 허울뿐인 신도가 많습니다. 반면에 삼보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고, 계행을 갖추고 보시를 하는 참된 신도들이 줄어든다고 점입니다.

2014년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의 종교 여론조사에 따르면 계율 준수 정도를 묻는 질문에 ‘잘 지키고 있다’고 응답한 종교 신자 중 개신교가 49.5%인 점에 비추어 불교는 21%에 불과하며, 또 동체 대비를 위한 봉사활동 실천을 묻는 질문에 ‘불참 자’가 54.5%에 달해 지계와 보시바라밀 실천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아직도 기복 불교의 흐름이 대세이고, 정작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며 신행하는 불자는 많지 않다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불자이면서 길흉을 점치거나 외도(外道)들 또는 사이비 스님들을 찾아가 축원 기도나 제사를 올리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세존께서는 이를 두고 천한 신도라 말씀하셨습니다. 반면에 보시바라밀(布施婆羅蜜)과 지계바라밀(持戒婆羅蜜) 닦고 법안(法眼)을 갖춘 자를 청신사(우바새), 청신녀(우바니)라 부릅니다.

선업을 닦지 않았음에도 요행을 바라는 것은 재가신도로서의 적격이 없는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행위(業, Kamma)가 이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중생들의 삶은 달리는 수레가 축에 연결되어 있듯이 그들 각자의 행위에 매어있다는 뜻입니다. 그 행위의 결과가 업보입니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짓는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이 원인이 되어 불선업을 많이 지은 자는 지옥, 축생, 아귀의 삼악도에 태어나게 되고, 선업을 많이 지은 자는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 세속적 행복을 누리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 범부중생들은 돈을 많이 벌고, 무병장수하기를 바라고, 자신과 가문이 큰 명예를 얻기를 바라고, 죽어서는 천상 또는 극락왕생을 바랍니다. 그 토대는 각자가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 만들어야 합니까? 재가불자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삼매의 토대인 계행을 굳건히 닦고 무주상보시를 행해야 합니다. 스님께 올리는 네 가지 공양물[四事供養]보시도 그 공덕이 매우 수승합니다.

/유현 김승석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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