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 경 (SN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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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 경 (SN38:1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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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1. “도반 사리뿟따여, ‘괴로움, 괴로움’이라고들 합니다. 도반이여, 도대체 어떤 것이 괴로움입니까?”

“도반이여, 세 가지 괴로움의 성질[苦性]이 있습니다. 그것은 고통스런 괴로움의 성질[苦苦性], 형성된 괴로움의 성질[行苦性], 변화에 기인한 괴로움의 성질[壞苦性]입니다.”

2. “도반이여, 그러면 이러한 괴로움을 철저하게 알기 위한 도가 있고 도닦음이 있습니까?”

“도반이여, 그것은 바로 여덟 가지 구성요소로 된 성스러운 도[八支聖道]입니다.”

 

【해설】

불교의 모든 가르침은 사성제로 귀결됩니다. 첫 번째 진리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입니다. 불교는 무위법인 열반을 제외한 모든 것을 괴로움이라고 파악합니다.

초기불교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일체가 괴로움임을 선언합니다. <첫째> 세상에는 네 가지 괴로움과 여덟 가지 괴로움, 즉 사고(四苦), 팔고(八苦)가 있고, <둘째> 괴로움의 세 가지 성질로서 존재가 괴로움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苦聖諦]에 대해 『초전법륜경』(SN56:11)에서 부처님께서 이르시길, “비구들이여,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란 무엇인가? 태어남이 괴로움이다. 늙음도 괴로움이다. 병도 괴로움이다. 죽음도 괴로움이다. 싫어하는 대상과 만나는 것도 괴로움[怨憎會苦]이다. 좋아하는 대상과 헤어지는 것도 괴로움[愛別離苦]이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괴로움[求不得苦]이다. 요컨대 취착의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 자체가 괴로움이다.”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이것은 사고(四苦), 팔고(八苦)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형구는 초기경전에서 거듭 반복되고 있는데, 앞의 생로병사의 고(苦)가 인간의 실존적인 괴로움[苦苦]이라면, 뒤의 세 가지 고(苦)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겪는 심리적, 정신적 괴로움[壞苦]을 말합니다.

중생의 삶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괴로움의 성질을 갖습니다(苦苦性). 아무리 큰 행복일지라도 끝내 변하고 소소한 즐거운 느낌도 나중에는 괴로운 느낌으로 변하기 때문에 괴로움일 수밖에 없습니다(壞苦性). 본질적으로 오온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나’라 하거나 ‘내 것’으로 취착하나 그 형성된 것은 생멸의 현상에 지배되기 때문에 괴로움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行苦性).

존재로서의 사람을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무더기에 대한 집착[五取蘊]이 괴로움이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오취온의 고(苦)는 오온 자체가 조건에 의해 생멸하기 때문에 괴로움이고, 그 오온에 대한 집착이 괴로움이라는 뜻입니다.

고(苦)의 세 가지 성질 가운데 불교세계관에서 특별한 이해가 필요한 것은 두 번째의 행고(行苦)입니다. 오온(五蘊)은 연기에 의해 생멸하고 있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라서 거기에는 견고하고 지속하는 실재다운 성질을 띤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즉 제법무아(諸法無我)입니다.

어떤 이들은 불교가 괴로움을 말하기 때문에 염세적이라고 비판할지도 모릅니다. 만일 불교가 전적으로 괴로움만을 말한다면 당연히 그런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불교가 이처럼 괴로움을 강조하는 이유는 괴로움이 소멸된 경지-열반의 실현을 너무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존재 자체가 괴로움임에 사무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코 해탈, 열반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

일체 중생은 생로병사의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일체의 괴로움으로부터 해탈을 원한다면, 명상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명상은 몸과 말의 계율에 기초한 사마타[止]와 위빠사나[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팔정도(八正道)를 개발하고 완성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가 바른 견해[正見]입니다. 바른 견해라 함은 오온(五蘊)에 대한 집착[五取蘊]인 괴로움의 성스런 진리에 대한 통찰지(위빠사나)와 오온에 대한 집착을 일으키는 원인을 식별하는, 즉 연기에 대한 통찰지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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