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경 (SN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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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경 (SN12:66)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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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청동으로 만든 잔에 좋은 색깔과 좋은 냄새와 좋은 맛을 가진 마실 것이 있는데 독이 섞여 있다 하자. 그때 더위에 시달리고 더위에 압도되었으며 지쳐있고 심한 갈증을 느끼고 목마른 사람이 그곳으로 온다고 하자. 이 사람에게 다른 사람이 ‘독배(毒杯)를 마시고 나면 죽게 되거나 죽음에 버금가는 고통을 받게 될 것이네.’라고 말한다 하자.”

“비구들이여, 그때 그 사람에게 이런 생각이 든다 하자. ‘나는 이것을 마시지 않으리라. 내가 이것을 마시면 오랜 세월 손해가 되고 괴로움이 될 것이다.’라고, 그래서 그는 그것을 마시지 않고 거부한다 하자. 그러면 그는 그 때문에 죽지도 않을 것이고 죽음에 버금가는 고통을 받지도 않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과거에 … 미래에 … 현재에 사문들이나 바라문들이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을 무상하다 보고 괴로움이라 보고 무아라 보고 병이라 보고 두려움이라 보기 때문에 그들은 모두 갈애를 제거한다. 갈애를 제거하는 자들은 재생의 근거를 제거하고, 재생의 근거를 제거하는 자들은 괴로움을 제거하며, 괴로움을 제거하는 자들은 태어남과 늙음·죽음으로부터 해탈하고,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으로부터 해탈하고, 괴로움으로부터 해탈한다고 나는 말한다.”

【해설】

부처님께서 45년이란 긴 세월에 걸쳐 가르치신 내용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하지만, 그 가르침을 하나로 요약한다면 고(苦)와 고의 소멸입니다. 여래가 깨달은 것은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사성제]입니다. 『초전법륜경』(SN56:11)에서 이 진리의 말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가르침들은 이 네 가지 진리를 논리적으로 전개한 것이거나 좀 더 상세히 설명한 것일 뿐입니다. “고(苦)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오취온(五取蘊), 즉 존재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집착의 무더기인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불교에서는 온갖 형태의 욕망을 갈애에 포함시킵니다. 갈애를 일러 괴로움의 일어남의 성스러운 진리라 말씀하심은 갈애는 다시 태어남을 가져오고 즐김과 탐욕이 함께 하며 여기저기서 즐기는 것이므로 오온(五蘊)이라는 이 몸뚱이를 만드는 원인, 조건이 된다고 보셨기 때문입니다.

존재들은 소유나 욕망 충족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생존이라는 운명의 수레바퀴에 묶이고, 고통, 좌절, 갈등, 괴로운 흥분상태, 불만족 등을 포괄하는 고뇌라는 바큇살 사이에서 비틀리고 찢겨서 궁극의 해탈에 이르는 문을 스스로 닫아버리고 있습니다.

조건적 발생의 법칙인 연기의 가르침은, 윤회 과정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유지시켜 주는 참나(眞我)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몸과 마음, 즉 오온(五蘊)은 어떤 절대자나 신(神)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건에 의해 일어났다가 사라진다는 것은 세존께서 가르친 연기법입니다.

연기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의 두 축(軸)인 괴로움의 발생구조(고성제)와 소멸구조(멸성제)를 설명하는 방편이면서 무아(無我)를 드러내는 강력한 수단이자 도구입니다.

불교가 다른 종교와 달리, 무아(無我)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마음이란 놈을 칼질 아니라 뭘 해도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이 마음을 ‘나의 마음’-에고(ego)가 아닌 진리-법(Dhamma)으로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이 열려야 합니다.

명상의 지혜란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의 삼법인을 통해서 오온을 철저히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삼매는 욕망을 극복하는 수행이고, 통찰지는 무명을 극복하는 수행입니다. 사마타[止]는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고정시키고 고요하게 하는 삼매를 개발하는 수행이고, 위빠사나[觀]는 조건에 의해 형성되어진 오온을 명상하고 관찰하여 일체 존재의 공상(共相)인 무상(無常) · 고(苦) · 무아(無我)를 보고 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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