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노인 일일관광 나선 서귀포불교연합합창단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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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노인 일일관광 나선 서귀포불교연합합창단 ‘연꽃’
  • 강승오 기자
  • 승인 2005.06.07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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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더욱 힘내세요!”

지난달 26일, 25명 참여



   
 
   
 
계절의 여왕 5월답게 화창한 날씨를 뽐내던 지난달 26일. 아침 일찍부터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마당이 북적거린다. 목발을 짚은 사람, 휠체어를 탄 사람 등등 25명의 어르신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들이 도착하자 초록색 조끼를 입은 일련의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라며 반갑게 그들을 맞는다. 장애 어르신을 맞은 이들은 서귀포불교연합합창단 ‘연꽃’(단장 양안순·이하 연꽃합창단)의 단원들.

이날은 연꽃합창단이 후원하는 장애어르신 동반 일일관광이 있는 날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탓에 집밖 나들이가 쉽지 않았던 어르신들은 나름대로 꽃단장(?)을 하고 출발지인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모인 것이다.

간단한 인원체크에 이어 연꽃합창단원들이 한명씩 어르신들을 부축하며 차에 오른다. 첫 번째 목적지는 제주시 회천동에 있는 회천관광타운 ‘코끼리 쇼’ 장이었다.

쇼가 시작되고 몸무게만 3톤이 넘는 코끼리들이 온갖 재롱을 부리자 어르신들과 단원들은 신기함에 박수를 치며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쇼 중간에 관람객이 주는 바나나를 먹기 위해 길다란 코를 들이대자 어르신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것 마냥 바나나를 코에 쥐어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연꽃합창단이 정성껏 마련한 점심 공양을 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최근 문을 연 ‘감귤박물관’이었다. 이곳에서 단원들과 어르신들은 박물관과 식물원을 둘러보며 한동안 느낄 수 없었던 흥겨운 하루를 보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고만년씨는 “IMF 이후 여러 곳에서 들어오던 지원이 끊겨 노인 재가 장애인들이 나들이 조차 힘들었는데 오늘 스트레스를 맘껏 풀었다”며 행사를 마련한 연꽃합창단에 고맙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양안순 연꽃합창단장도 “어르신들이 이처럼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왜 이제야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지 아쉽다”면서 “앞으로 매년 이같은 행사를 준비해 어르신들이 단 하루만이라도 즐겁게 보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봉양하는 마음으로 이웃과 함께하는’이라는 취지로 열렸던 이날 일일관광은 끝이 났지만 연꽃합창단의 봉양정신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돌아가는 발걸음은 고단하지만 ‘함께’ 했기에 마음만은 그 어느때보다 가벼워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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