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49년 봉축행사 성과와 문제점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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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49년 봉축행사 성과와 문제점은 무엇?
  • 강석훈 기자
  • 승인 2005.06.07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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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사회 문화행사로 발돋움해야”

사찰·신행단체 적극적 참여가 관건

봉축위 조기구성·실무조직 활성화 필수

“불자화합·불교문화계승 인식해야”



   
 
   
 
제주도불교연합봉축위원회를 비롯한 도내 봉축행사 주최·주관 단체들이 최근 봉축행사 평가회를 갖고 있다. 올해 봉축행사 평가회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향후 과제와 대안을 점검해본다.



# 제주도불교연합봉축위원회

도연합봉축위 평가회에서 나온 가장 두드러진 의견은 봉축탑 장엄의 개선과 제등행렬의 수준을 높이자는 것이다. 봉축탑의 경우, 장엄연등의 위치가 너무 낮았고 아기부처님의 규모가 왜소하다는 지적과 함께, 관계당국의 협조를 통해 광장 중앙에 탑을 설치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제등행렬 부분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우선 시대에 걸맞게 제등행렬의 명칭을 바꾸고 수준을 한층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나온 명칭을 보면 ‘연등축제’, ‘Buddha’s Festival’ 등이 그것이다. 또 외국인 근로자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초청행사나 제등행렬 참여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제등행렬 자체에 치중하기보다는 도민과 함께 대사회적 문화행사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 산남불교연합봉축위원회

산남지역의 경우 현재 공식적인 평가회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제주불교산악회 등 각 행사별 주관단체들은 나름의 평가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제등행렬에서 열린 식전행사와 불꽃놀이는 봉축 분위기를 충분히 살렸다는 평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사찰들의 참여와 일부사찰을 제외한 장엄물의 규모 등은 전체적으로 예년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특히 같은 날 열린 일반문화공연으로 인해 행사진행 인력동원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등행렬을 주관한 제주불교산악회 이형수 회장은 “여건이 된다면 앞으로 제등행렬 당일 오후 3∼4시부터 불자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태고종 제주교구 ‘연등문화축제’

태고종 제주교구(종무원장 도산스님)는 지난달 18일 ‘제2회 제주도연등문화축제’ 평가회를 가졌다. 이날 평가회에서는 전통음식 시연, 불자 연예인을 비롯한 출연진 다양 등 보다 풍성해진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프로그램 배정과 출연진 공연시간 조절, 무대연출 등은 다소 미숙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어린이·청소년·도민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동기부여는 향후 과제가 되고 있다.

태고종 제주종무원 부원장 복혜스님은 “연등문화축제가 다양한 계층이 함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마당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행사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혜스님은 또 “궁극적으로 연등문화축제는 제주불자 화합차원에서 각 종단별 순번개최는 물론, 지역불자들의 참여를 위해 서귀포시를 비롯, 읍·면단위 등 지역분산 개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각 사찰 봉축행사

올해 부처님오신날 도내 사찰에서 열린 대표적인 행사로는 소외 이웃과 함께 하는 ‘연등 나누기’ ‘경로잔치’ ‘장애인 수공예품 판매’ 등 자비행사가 풍성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를 사찰 여건에 맞게 잘 살렸다는 호평을 얻고 있고, 사찰에서도 이 같은 자비행사는 앞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각 사찰의 연등 장엄은 향후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부처님 오신날이 도민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각 사찰 인근지역부터 거리장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에서는 심하게 훼손된 연등을 달아 오히려 미관을 해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일본식 등을 지양하고, 팔모등·수박등·연꽃등 등의 전통등에 대한 인식과 등문화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봉축행사 과제와 대안

이상에서 살펴본 봉축행사의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한 과제와 그 대안은 무엇일까. 우선 도연합봉축위와 봉축기획단의 조기 구성에 따른 실무 조직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이는 봉축행사가 전통불교문화축제, 도민축제로 자리잡기 위해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며, 매년 되풀이되는 행사 프로그램으로 불자들 자체도 봉축행사의 의미에 대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봉축행사 실무자들이 토로하는 또다른 문제점은 인력과 예산부분이다. 설령 봉축위와 기획단이 조기에 구성돼 다양한 기획과 행사진행을 계획한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인력과 예산 확보는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 봉축행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각 사찰과 신행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선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각 사찰과 신행단체의 동참의지 여부에 따라, 봉축위 조기구성·실무진 인력확충·예산 확보·프로그램 기획·원만한 행사 진행 등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현재 도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봉축행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방안들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부처님 오신날 일주일전 제등행렬 개최와 전도 차원의 통합된 제등행렬 개최 등이 그것이다. 이는 기존 봉축행사 체계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반발이 예상되지만, 불자들의 분산된 역량을 한데 모으고 일정기간 동안 지역·사찰별 행사를 수행과 자비행사 등으로 다양화시키면서 봉축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관점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봉축행사와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점들의 근본 해결책은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는 무엇이며, 봉축행사를 왜 하는가’에서부터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식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단순히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연합봉축위 집행국장 유정스님은 “찬란했던 불교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전제요건은 불자들의 화합이며, 이러한 화합은 바로 제등행렬 등의 봉축행사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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