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전화 말고 부처님 전화 하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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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전화 말고 부처님 전화 하나면 된다”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7.04.21 12: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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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물 약수암을 세우고 60여 년 동안 평생 기도와 수행으로 살아온 대각심 보살님이 지난 10일 96세로 이번 생의 인연을 다 마치시고 입적하셨다. 대각심 보살님은 절물에서 오랜 기도와 수행으로 전국에 이름이 알려지면서 절물의 명성 또한 그만큼 높아졌다. 대각심 보살님이 절물에서 어떻게 기도하고 살았는지 오랫동안 함께한 신도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그리고  대각심 보살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면서 이번 호에 대각심 보살님의 기도와 수행 이야기를 실었다 <편집자 주>

 

절물 약수암 세우고 60년간 수행
대각심 보살  96세로 세연 다해

2014년 12월에 있었던 절물 약수암에서 호국위령재와 조상천도재를 올릴 때 즈음해서 만났던 대각심 보살님의 모습.

명도암 절물 휴양림 안에 있는 절 약수암 입구에는 오랫동안 팻말하나가 박혀있었다. 이 나무판자에 서툰 글씨로 쓴 출입금지 팻말은 다름 아닌 호랑이처럼 무섭다고 소문난 절물 약수암을 지키고 있던 대각심 보살님이 써 놓은 것이었다. 이것을 보고 어떤 이들은 뜨끔해서 그곳을 피해 멀리 돌아가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것을 써 붙였는지 궁금해서 직접 따지러 들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정작 대각심 보살님을 만나면 호되게 나무라는 소리를 듣고는 오히려 고맙다고 절을 하면서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함부로 내뱉은 말은 결코 주어 담을 수도 없고 책임질 수도 없으니 사람은 무엇보다 입을 조심해야 헌다.”

대각심 보살님이 절물 약수암을 찾는 사람들에게 늘 당부하던 말이다. 특히 여자 신도들에겐 몸을 조심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여자가 몸단속을 잘해야 나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호통을 치면서 여자라면 노소를 가리지 않고 보는 사람마다 신신당부를 했다. 

그런데 대각심 보살님은 어떻게 절물에 터를 잡았을까. 보살님은 오랜 신병으로 고생을 하다가 서른여섯 살 되던 해에 고향을 떠나야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1958년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로 꿈에 본 지금의 절물을 찾았다. 

지명이 절물이라고 해서 이곳을 기도처로 삼아 수행하면 반드시 부처님의 가피가 있으리라는 깊은 믿음으로 억새 대를 모아 엮어서 벽을 만들고 새를 베어다가 지붕을 이어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움막을 지었다. 보살님은 움막이 다 만들어진 날에 길게 땋아 묶었던 머리를 낫으로 자르고 하늘을 향해 날리면서 이 머리카락 수만큼 큰 깨달음을 얻게 해달라고 서원한 후에 산나물로 연명하며 기도에 정진했다고 한다. 

그리고 삼일 째 되던 날 “너의 육신은 땅에 있고 영대는 하늘에 오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고 보살님은 그 자리에서 그냥 쓰러졌다고 한다.

꿈을 깨고 난 다음에야 안 사실이지만 기도를 시작할 때 촛불을 켤 수 있는 촛대가 없어 종나뭇가지를 꺾어 세워서 촛불을 켰는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사이 촛불이 다 타고 주변 풀잎에 옮겨 붙어서 입고 있던 옷이며 머리가 다 타버렸는데도 기적처럼 보살님의 몸은 조금도 다친 데가 없었다고 한다. 

그 후 보살님의 병고는 씻은 듯이 사라지고 날마다 절물 약수터에서 솟아나는 물을 마시면서 기도를 하다 보니 건강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리고 건강이 회복되자 부처님을 모실 법당을 마련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의 노력으로 법당을 지었는데 대각심 보살님의 이름이 전국으로 알려지며 그곳으로 찾아와 기도하는 신도들이 약수암이 절물에 터 잡은 세월만큼이나 길게 이어졌다. 

대각심 보살님을 만나기 위해서 신도들은 버스를 타고 교래입구에서 내려 먼 길을 걸어서 절물 약수암을 찾아왔다. 눈이나 비가 오는 궂은 날에도 마다하지 않고 갔으니 신도들의 정성도 보살님 못지 않았다. 그리고 그 덕분인지 신도들은 대각심 보살님의 기도 원력에 고마워하면서 평생 부처님 법을 믿고 따르게 되었다고 한다. 

“대각심 보살님은 아주 대쪽 같은 어른이랐주. 우리들한테 늘 부처님 정법만을 믿으라고 해서. 언젠가 절물에 이제 전화를 놔야 헌더고 말했더니 보살님은 부처님 전화 하나면 된다고 거절할 정도였주.” 

오랜세월 같이 한 신도들과 함께 기도하는 모습

대각심 보살님은 신도들에게 기도에는 오로지 ‘정성’이 있을 뿐이라고 늘 강조했다. 그래서 새벽부터 시작한 기도는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기가 일쑤였다.  

“기도를 해도 한 번 시작하면 하루 종일 자리를 뜨지 않고 하고 아주 집중해서 했주. 그래야 우리의 정성이 힘을 얻는다고 말이야. 가마솥에 물을 끓이는데 여러 군데 불을 사르고 끓이면 늦게 끓듯이 한 곳에 집중해서 끓이면 그 물을 가지고 옆에 있는 다른 솥에서도 나눠 쓸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집중해서 기도를 해야만 한다고 했주. 대각심 보살님이 이야기해주는 것은 틀린 말이 하나도 어섰주게. 다 맞는 말을 골아줘서 그 덕분에 우리가 늘 집에서도 정성을 들이는 마음이 생긴 거라.” 

“대각심 보살님은 부처님전에 공양물을 올릴 때도 마음을 올리는 것이므로 절대 깎거나 흥정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줬주. 거기에다 불전을 올릴 때도 단돈 100원을 올려도 정말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올리는 것이 제일이라고 해서.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정성을 들이 난 뭐든지 어려움을 극복하게 되었주게. 다 대각심 보살님이 가르쳐준 덕분이라.” 

대각심 보살님이 신도들에게 당부한 부처님께 정성들이는 마음은 깊고도 깊은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그 마음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몸의 청정함도 중요하다고 생각한 대각심 보살님은 육지 큰 절에 기도를 갈 때면 법당을 참배하기 전에 꼭 흐르는 개울물에라도 몸을 씻고 오라고 신도들의 등을 떠밀었다고 한다. 

대각심 보살님은 그렇게 강직하게 기도하고 수행하면서 불연을 이어가서 한 번 보살님과 인연을 맺은 신도들은 늘 보살님을 찾아와 마음을 털어놓고 함께 기도를 하며 삶의 질곡들을 풀어나갔다. 

지난 10일 96세로 세연을 다한 대각심 보살님.

60년 절물을 다녔다는 한 보살님은 “대각심 보살님에 대해 할 말이 너무도 많아 뭣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각심 보살님과의 인연이 벌써 60년으로 오랜 세월 같이했지만 그래도 먼저 떠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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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방 2018-02-04 15:32:08
명성을 일찌기 들었으나 저와는 인연이 안되어 못찾아뵈서 아쉽네요!!
극락왕생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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