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와 분별이 없는 모든 이들이 함께한 ‘연등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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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와 분별이 없는 모든 이들이 함께한 ‘연등축제’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4.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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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대법회·연등행렬, 제주시종합경기장~탑동광장
외국인교사·이주노동자·백혈병협회 등 다변화 앞장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가 지난 22일 봉행된 가운데 제주를 불국토로 수놓는 다양한 장엄등들이 선보였다. 한마음선원 제주지원 신도들은 직접 만든 전통등이 도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혜와 자비를 상징하는 등을 높이 들어 올리는 순간, 불국토 제주는 종교나 피부나 병고의 고통까지도 뛰어넘는 차별없는 평화의 세상, 우리가 주인공인 세상을 만났다.

제주불교연합회(회장 관효 스님)가 주최하고, 제주불교연합연등축제위원회(대회장 허운 스님, 위원장 관효 스님)가 주관한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가 지난 22일 제주시 종합경기장 광장에서 봉행됐다.

이날 연등축제에서 관효 스님은 봉행사에서 “연등축제는 시비와 분별이 없는 모든 이들의 축제로 이제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코드로 성장했다”고 정의를 내리며 “연등축제가 단순 불교행사가 아닌‘도민의 전통문화 축제’임을 우리 불자들이 자랑스럽게 여겨달라”고 연등축제의 제주지방무형문화재 지정을 강조했다.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제주불교연합연등축제위원회는 제주에서 꿈을 이뤄나가는 외국인 교사와 스리랑카 외국인 이주노동자, 부처님 가피로 병고를 딛고 일어선 백혈병소아암협회 가족 등을 초대하는 등 2천여 명의 사부대중이 한자리에 모여, 부처님의 가르침인 평화와 평등을 노래했다.

이에 앞서 연등축제 명예회장 탄해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현 시국을 논하며 “보수와 진보, 모두가 부처님으로 그 가치를 바로 알리는 역할이 우리 불자들의 몫”이라며 “그 누구도 남에게 화를 내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취지에 따라  제주연등축제위원회는 식전행사에서 그동안 진행했던 공연을 배제하고 이날 동참한 스님들과 불자들은‘금강경’을 독송하며 거룩한 삼보를 받들어 화합과 소통을 바탕으로 제주를 불국정토로 만들어가겠다고 부처님 전에 다짐했다.

관음사 조실 종호 스님은 봉축법어를 통해 “오늘은 부처님이 중생에게 하심하여 만물을 기쁘게 하는 날”이라며 “중생이 부처로 탄생하는 날, 모두 은산철벽을 넘어 자성의 여래를 찾도록 정진하자”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신관홍 도의회의장·이석문 교육감·오영훈 국회의원·피안행 보살(강창일 국회의원 부인)은 축사에서“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갈등과 대립은 상생과 화합으로 바꾸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정효 관음사신도회장은 발원문에서 “제주가 화합과 번영의 희망찬 새 역사를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써 무장하여 거대한 변화에도 무소의 뿔처럼 정진하자”고 발원했다. 

법요식에 이어 제주시 종합경기장에서 출발, 탑동광장에서 회향한 연등행렬에는 4년 만에 다시 동참한 천태종 문강사는 주지 석용 스님의 법고 시연을 비롯해 불을 내뿜는 용 장엄 등이 시민들의 시선을 끄는 한편 한마음선원 제주지원의 에밀레종·애니메이션 타요 장엄등, 태고종 제주교구 신도회의 ‘석가모니불’장엄등, 관음사와 (재)일붕선교종단의 ‘관세음보살’장엄등, 법화종단의 ‘동자승과 목어’장엄등을 선보이며 제주도심을 불국토로 장엄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제등행렬을 지켜보기 위해 길거리의 도민들에게 연꽃등과 사탕, 염주 등을 나눠줬고, 도민들은 플래시 세례를 터뜨리며 축제의 일원이 됐다. 

이날 연등행렬에 참석했던 사르다(세화초 원어민 교사, 미국)·밍(도순초 원어민교사, 뉴질랜드) 씨는 “우선 축제에 함께 참여한 것에 너무 기쁘다”며 “작년에 관심이 높아 거리에서 지켜봤는데 올해는 참가해 연등물결에 함께하니 진정한 제주도민이 된 기분”이라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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