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처일체시에 화두를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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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처일체시에 화두를 챙겨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5.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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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하안거 결제 법어

卽此見聞非見聞<즉차견문비견문>이요
無餘聲色可呈君<무여성색가정군>하니
箇中若了全無事<개중약요전무사>하면
體用無妨分不分<체용무방분불분>하리라.
 
이 보고 듣는 것이 보고 듣는 것이 아니요,
남음이 없이 모든 소리와 형상 있는 것을 그대들에게 바치나니,
이 소리와 빛깔, 모양 그 가운데 온전히 일이 없는 줄을 알 것 같으면,
진리의 체와 진리의 용을 나누고 나누지 아니하는데 방해롭지 아니하리라.

선(禪)을 선이라 하여도 시상가첨(屎上加尖: 똥 위에 똥을 더함)이요,
선을 선이라 아니하여도 참수멱활(斬首覓活: 목을 베고 삶을 찾음)이로다.

如何卽是<여하즉시>아?
어떻게 해야 옳으냐?

一片白雲江上來<일편백운강상래>하고
幾條綠水岩前過<기조녹수암전과>로다.

한 조각 흰 구름은 강 위에 떠 있고
몇 줄기 푸른 물은 바위 앞을 지나감이로다.

금일은 정유년(丁酉年) 하안거 결제일(結制日)이라.
결제에 임하는 사부대중들은 먼저 왜 이렇게 모였는지를 다시금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 부처님 법을 배우고 이렇게 모여서 수행을 하는 것은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영구히 벗어나기 위함이라.

결제에 임하는 마음자세는 모든 반연(攀緣)을 끊고, 시비분별은 내려놓고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오직 대오견성(大悟見性)만을 목표로 하여 앞만 보고 나아가겠다는 다짐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

전장(戰場)에 나서는 장수(將帥)가 승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을 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듯이 선불장(選佛場)에 임하는 수행자들은 이번 결제에 반드시 대오견성하고 말겠다는 의지와 용맹심을 먼저 철저하게 하여야 할 것이라.

중생들은 낙동강의 모래알과 같은 많은 전생의 업식(業識)과 습기(習氣)가 태산과 같이 막아서 있기 때문에 범부중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

/진제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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