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사거사림은 제주불교의 씨앗이자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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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거사림은 제주불교의 씨앗이자 기둥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8.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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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 관음사거사림 수련대회 및 수계법회 현장을 가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거사림(회장 김봉근)은 8월 4~5일 수련대회 및 수계법회를 관음사 설법전에서 봉행했다. 이날 수련대회에서는 힐링음악가 홍관수 초청, 콘서트를 비롯해 나를 찾는 108배, 반야심경 일자일배 등 철야정진을 통해 관음사거사림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편집자 주>

 

관음사거사림, 수계식 및 철야정진 수련회
8월 4~5일 설법전서 70여명 참석 대성황

 

관음사거사림이 지난 8월 4~5일 설법전에서 수련대회 및 수계법회를 봉행한 가운데 수계식에서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이 오계에 대해 설하고 있다.

‘제주불자들의 마음 고향’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는 제주불교의 상징이다. 관음사 내 신행단체인‘관음사거사림’은 그 만큼 제주불교의 중심축이었다. 하지만 관음사가 혼란스러울 때마다 그 부담을 자연스럽게 떠안았고, 신심은 물론 회원 수까지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렇다고 법회를 접을 수는 없었다. 회원들의 원력이 있는 한, 법회를 지속하겠다고 발원하며 힘겹게 한 회, 한 회를 이어왔다. 

올해 3월 제5대 관음사거사림 회장으로 취임한 김봉근 회장은 내년 관음사거사림 창립 10주년을 맞아 도내 최고의 신행단체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 회장이 사전에 도내 사부대중의 조언 가운데 가장 귓전을 맴돈 말은“관음사가 바로 설 때 제주불교가 바로 설 수 있다”는 목소리였다.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로서 큰 포옹력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지금의 회원과 운영을 좀 더 내실화하여 마음이 건강하고 불퇴전의 정진하는 참 불자로 키워내는 일이었다. 김회장은 화두를 든 끝에‘부처님을 닮은 불자가 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수행을 통해 살아있는 불교를 회원들에게 체험코자 했다. 8월 4~5일 진정한 불자로 거듭나는 수계의식을 통해 법명을 받고 그 법명을 받들어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닌 것은 따르지 않는 거사들이 되길 기원했다. 또한‘나를 찾는 108배’및 반야심경 1자 1배 사경, 촛불의식 등을 통해 그동안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기원했다. 또한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불자다운 행동을 하게 된다고 믿었다. 김 회장은 회원들에게 하얀 법복을 선물하며 그 의미를 전달했다. 

김 회장의 열정 덕분일까. 이번 수련대회 및 수계법회에는 고수진, 김수진, 장승홍, 조명철, 오영호 등 고문을 비롯해 강학진, 양방규, 문태영, 김경보 등 역대 회장과 회원 70여명이 동참해 대 성황을 이뤘다. 

관음사거사림 회원들은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누렸고, 또한 현재 그 위치에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저녁예불을 보며 부처님 전에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를 되뇐다. 자신을 낮추는 하심이 훌륭한 법문이 된다. 거사림회원들은 지극한 불심으로 내 스스로에게 절을 올리며 발원해 본다. 부처님께 엎드림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위와 명예에 억눌린 나 자신을 버리기 위함이었다. 

관음사거사림이 내년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더욱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아 힘차게 ‘정진’을 외치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뼈 속까지 불자’인 힐링음악가 홍관수 씨를 통해 회원들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길 원했다. 홍 씨는 초등학교 때 시력을 잃은 1급 시각장애인이다. 하지만 장애라는 세상의 벽과 싸워, 세상에 물들지 않는‘참 나’를 노래로 승화한 불자이기도 하다. 시각을 잃고 난 후 삶을 원망하기보다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해 온 노래에는 그야말로 감동 이상의 경이로운 박수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후배들의 준비한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흐뭇하게 지켜본 조명철 고문은“제주불교계에서 이처럼 많은 거사들이 모여 수행하는 것은 처음”이라며“관음사가 본사이기 때문에 관음사거사림의 존재는 제주불교 발전의 씨앗이자 기둥”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도 법문을 통해“생로병사의 혈연과 지연 공동체는 자연히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처님의 법을 맺은 공동체만이 더 큰 사회공동체를 담아낼 수 있다”고 법연을 강조했다. 

김봉근 회장은 회원들에게“역대 회장님들의 발원은 물론 어떤 조직이든 회원들의 격려와 박수가 그 조직의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며“관음사거사림 회원들은 제주사회에 그야말로 보배로운 존재들로 이제 그늘진 사회에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신행과 봉사를 통해 그 보배로운 존재를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들은 계를 통해 과거로부터 혼탁하고 들끓었던 탐진치의 번뇌를 지극한 마음으로 모두 끊고 청정보리심 얻길 기원하는 수계의식을 봉행했다.

허운 스님을 법사로 청하고 삼귀의와 오계를 지킬 것을 다짐한 회원들은 장궤합장하고 연비의식이 치러졌다. 불꽃의 향이 팔에 닿는 따끔한 찰나에 억겁에 지은 업장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한 순간 소멸되어 거사림 회원들은 몸과 마음이 청정해지면서 이제 부처님의 진리를 받아들이게 깨끗한 그릇으로 변했다. 

이어 나를 찾는 108배로 참회와 감사, 발원의 마음을 내고 내 앞에 있는 이들이 모두 부처님이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처음 참여한 신입회원은“오늘 처음 수계를 받아, 진정 법연으로 인연을 맺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오랫동안 임원을 맡으며 거사림 살림살이를 했던 한 회원은“거사림이 호텔에서 행사를 하면 많이 동참하고, 사찰에서의 정기법회는 동참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이를 보며 부처님을 호텔로 옮겨야겠다는 우스갯소리도 했다”며“관음사거사림 회원들이 법회 때마다 이처럼 법당을 가득 메워, 그 정진력으로 제주불교 발전에 앞장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부처님이 가신 길을 따라서 묵묵히 나아가고자 첫 발걸음을 놓은 관음사거사림이 내년 창립 10주년을 맞아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 지, 제주불교 거사들이 향후 나아갈 눈 위에 남겨진 발자국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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