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하모니가 된 ‘남북화합 작은 음악콘서트’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 아리랑 아리랑 홀로아리랑 /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 보자” - 홀로 아리랑 가운데서.
남녘과 북녘의 ‘홀로 아리랑’ 하모니를 통해 작은 통일의 씨앗이 한라산 자비도량 정방사서 움텄다.
쾌청한 가을밤의 아름다운 날, 통일의 멜로디가 최근 메말랐던 한반도의 땅을 가득 적셨다.
정방사(주지 혜일 스님) 제8회 산사음악회가 10월 22일 경내에서 ‘남북화합의 작은 음악 콘서트’란 주제로 선보였다. 이날 북한이탈주민인 가수 겸 기타리스트 권설경 씨와 아코디언연주자 육지원 씨가 선보인 공연은 관객들과 하나가 되면서 최근 북핵 문제 등으로 경직된 남북관계로 얼어붙은 도민들에게 ‘그럼에도 우리는 한 동포’라는 마음과 함께 통일에 대한 염원을 심어주는 시간이 됐다.
이날 콘서트는 4․3영가 및 정방사 신도들의 조상영가 아미타부처님 품안으로 인도하는 천도재 회향과 동시에 정방사의 꽃이자 얼굴인 천수천안합창단이 무대에 오르면서 시작을 알렸다. 이연정 탐라차문화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콘서트에서 합창단은 첫 곡으로 “대웅전 처마깃 관음이 울리는 풍경 댓돌 위 부처님 신발 한 짝 날아갈 듯 서 있네”라는 ‘정방사의 노래’를 시처럼 읊었다. 이 밖에도 합창단은 ‘목탁새’ ‘인생은 육십부터’를 선사하자 합창단 뒤로 정좌한 부처님이 이 도량을 찾은 관객들에게 음악회를 맘껏 즐기란다.
본격적으로 초대가수 공연이 쏟아졌다. 지허 스님(경기도 시흥 천수사 주지)의 태평소 연주에 곁들인 ‘백팔번뇌’ 등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은 민요 한 곡조 뽑아줘야 어깨춤이 들썩인다. 박경선 명창 등의 민요한마당이 펼쳐지자 앉아있던 관객들은 일어나 어깨가 덩실덩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여기에 불을 지른 것은 윤정 불음가수의 트로트풍의 찬불가다. 앵콜이 저절로 쏟아지면서 ‘소양강 처녀’가 최고조 분위기를 휩쓸었다. 강익자 제주도의원이 먼저 바람을 타더니 도미노처럼 이상순 서귀포시장, 강윤형 원희룡 제주도지사 부인 등 내빈들과 불자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이름 모를 춤(?)에 관객석은 쓰나미가 됐다.
특별공연으로 피날레를 장식한 육지원 씨와 권설경 씨가 무대에 올라 ‘홍도야 울리마라’ 등 트로트풍의 다양한 곡들을 선사하는 한편 그동안 북한을 탈출 배경과 한국에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관객들을 아련하게 만들었다. 특히 ‘홀로아리랑’을 부른 순간, 뜨거웠던 분위기도 잠시, ‘한민족’이라면 느끼는 가슴 뭉클한 감동이 불자들에게 전달되며 행복한 통일에 대한 희망을 전했다.
혜일 스님은 마지막 무대에 올라 “신도들이 금강석 같은 신심으로 도와주셨기에 오늘같은 음악회가 됐다”면서 신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데 이어 “관객으로 참여해 주신 사부대중들이 계시기에 오늘의 무대가 더욱 빛났다”고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