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법문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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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법문 (27)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12.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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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제④ :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가운데 세 번째는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dukkha-nirodha ariya-sacca)’이다.
두 번째 진리인 괴로움의 일어남의 성스러운 진리는 갈애이다. 갈애가 괴로움의 원인이라면 갈애를 제거하기만 하면 괴로움은 소멸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초전법륜 경」(S56:11)에서는 세 번째 진리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이다. 그것은 바로 그러한 갈애가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함, 버림, 놓아버림, 벗어남, 집착 없음이다.”

여기서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함’이란 말 등은 모두 열반의 동의어들이다. 열반을 얻으며 갈애는 남김없이 빛바래고 소멸하기 때문이라고『디가 니까야 주석서』(DA,iii.801)에서 토를 달고 있다.

초기불전에서 세 번째 진리인 소멸, 즉 니로다nirodha는 열반과 동의어로 억압, 파괴 등의 뜻이다. 열반은 nibbāna의 음역인데 ‘훅 불어서 꺼진 상태’를 뜻한다. 중국에서는 열반涅槃으로 음역하기로 하고 적정寂靜으로 옮기기도 한다. 
그러면 무엇이 무엇에 의해서 불어서 꺼진 것인가? 사리뿟따 존자는「열반 경」(S38:1)에서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설명한다.

 “도반 사리뿟따여, ‘열반, 열반’이라고들 합니다. 도반이여, 도대체 어떤 것이 열반입니까? 
도반이여, 탐욕의 멸진, 성냄의 멸진, 어리석음의 멸진, 이를 일러 열반이라 합니다.” 
여기서 보듯이 팔정도 등의 수행에 의해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라는 삼독三毒이 완전히 불어서 꺼진 상태가 열반이다. 주석서의 논의를 종합하면 열반은 출세간도出世間道(lokuttara-magga)를 체험하는 순간에 체득되는 ‘조건 지어지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이러한 조건 지어지지 않은 상태를 체득하는 순간에 번뇌가 소멸하기 때문에 열반은 ‘탐욕의 소멸, 성냄의 소멸, 어리석음의 소멸’이라고 불리는 것이지 단순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는 상태로 쇠약해지고 무기력해진 것이 열반은 아니다.
초기불교의 궁극적 메시지는 열반이다. 열반은 한 마디로 버려서 실현된다. 열반은 탐·진·치로 대표되는 삶에 대한 의미 부여가 멸진되어야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는 부처님의 제자이다. 부처님께서 탐·진·치가 넘실대는 세속에 넌더리 치고 열반을 실현하라고 말씀하셨으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른 제자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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