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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집’문패를 달자향기나는 수필
조명철(혜향문학회 명예회장)

옛날에 한 코끼리가 무리를 이끄는 왕이 되어 히말라야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그때 메추라기 한 마리가 코끼리 무리들이 다니는 길섶에 알을 낳아 새끼를 갔다. 어미는 새끼들을 애지중지 키우며 스스로 날아오르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위험이 닥쳐왔다. 코끼리 무리가 먹이를 찾아 메추라기가 사는 곳으로 이동해 오는 것이 아닌가. 어미 메추라기는 새끼들을 밟아 죽이지 않을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다가, 용기를 내어 무리 중의 코끼리 왕에게 부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미 메추라기는 코끼리 왕 앞으로 나가 두 날개를 모아 합장 경배하고 간절히 청한다. 
“대자대비하신 코끼리 왕이시여 저의 어린 새끼들이 아직 날 수가 없어 길섶 둥지에 있사옵니다. 제발 불쌍히 여기시어 어린 목숨을 다치지 않게 도와주시옵소서. 이렇게 간청하옵니다.”
그 청을 들은 코끼리 왕은 둥지 위에 버티고 서서 새끼 메추라기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었다. 자신이 이끄는 무리가 모두 지나가자 “저기를 보라. 사나운 코끼리 한 마리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고 있다. 그 코끼리에게도 잘 부탁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드디어 사납게 소리 지르며 달려오는 코끼리 한 마리, 어미 메추라기는 겁이 났지만 그 사나운 코끼리 앞으로 나아가 두 날개를 접어 합장하고 간절히 말했다. 하지만 그 코끼리는 “하찮은 네 따위가 무슨 말을 하느냐?”라고 외치고는 메추라기 둥지를 짓이겨버리고 내달린다. 
어린 새끼들의 비참한 죽음을 본 어미는 나무 가지에 앉아 슬피 울다가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다. ‘까마귀와 쉬파리와 청개구리에게 도움을 청해야지.’ 복수를 결심한 것이다. 메추라기는 그 셋을 차례로 만나 정성을 다해 사귄 끝에 친구가 되었다. 까마귀에게는 사나운 코끼리의 두 눈을 뽑아주기를 부탁했고, 쉬파리에게는 피투성이가 된 그 눈에 알을 까주도록 부탁했고, 청개구리에게는 목이 말라 헤매는 코끼리를 천길 벼랑으로 유인해 떨어져 죽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어느 날, 들판을 헤매는 그 사나운 코끼리를 만났다. 까마귀는 바로 머리 위에 올라 앉아 두 눈을 쪼아 후벼내었다. 쉬파리는 피투성이가 된 그 눈에 수많은 알을 깠다. 봉사가 된 코끼리는 구더기에게 살을 뜯겨 통증이 심할 뿐 아니라, 목이 말라 물을 찾아 헤매었다. 이를 본 청개구리는 가까이 다가가 울어대며 높은 벼랑으로 유인, 벼랑 가까이에 이르자 낭떠러지 끝에 매달려 울기 시작한다. 코끼리는 물이 바로 가끼이에 있는 줄 알고 한발 내디뎠다. 그 순간 천 길 낭떠러지에 굴러 목숨을 잃었다. 동물의 왕 사자도 무서워하지 않는 코끼리를 작은 메추라기가 무너뜨린 것이다. 
부처가 죽림정사에 계실 때 수행자들에게 원한을 사는 악업을 짓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한 부처님 전생 설화다. 이 인과응보의 법칙을 보라. 얼마나 무서운가. 그러나 이 세상에선 인간을 죽이는 일들이 무시로 벌어지고 있다. 
…… ‘전생을 알고자 하면 금생의 삶을 보면 알 수 있고, 내생을 알고자 하면 금생에 짓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 인과경의 말씀은 ‘현세에 악의 고리를 끊으라.’함이다. 
청소년들의 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어른 존경 풍토는 사라지고 있다. 어른이 잘못을 훈계하면 망신을 주고, 선생이 훈계하면 폭행을 하는 청소년들을 보라. 자식이 부모살해사건도 연간 50건을 웃돌고 있다는 통계가 보인다. 아비규환의 지옥 풍경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그런데도 국회의원들은 ‘효 교육폐지법안’을 발의했다 하니, 이들은 어느 별에서 온 사람들인가. 
어른을 공경하는 사람은 아랫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한다. 나를 사랑하면 자신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살핀다. 부처는 말한다. 사람됨의 핵심은 마음을 깨끗이 함에 있다고. 마음이 깨끗하려면 명상에 들일이다. 명상에 들면 밖으로 향한 관심을 안으로 돌려 헛된 욕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내면을 살피는 자는 결코 지옥풍경을 연출하지 않는다. 
이 시대의 선남선녀들이여! 이 세상을 낙원의 풍토로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저마다 ‘명상의 집’문패를 달고, 이웃과 함께, 청소년들과 함께 명상을 할 일이다. 세상을 바뀌 위해 대원을 세우자.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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