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유와 진공의 도리 보이며 법회대중 중도의 장으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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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유와 진공의 도리 보이며 법회대중 중도의 장으로 안내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1.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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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담 대종사의 율학과 행 - 태경 스님 & 심상현 교수

묵담대종사문도회(대표 수열 스님)는 11월 28일 <묵담대종사, 그의 선.교.율> 출판 봉정식 및 학술대회를 춘강대강당서 개최했다. 이날 16명의 학자들이 묵담 대종사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소중유품에 대해 발표했는데 이를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주)
 

 

태경 스님 - 동국대 교수

묵담 대종사와 불복장의식
-태경 스님(동국대 교수)

2017년 6~8월 3차에 걸친 묵담유물과 소장 문헌자료조사를 통해서 불복장의식과 관련되는 약 10종을 발견했다. 여기에 묵담대종사의 불복장의식의 계보와 의미를 분석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점사본『조상경』(1824)은 화악 지탁이 사상체계를 갖추고 주석을 더한 불복장의식의 소의경전이다. 전하는 대부분의『조상경』으로 소장처도 많으며 그 중에 1권이 묵담유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현재 알려져 있는 조상경류는 용천사본(1575년)부터 유점사본(1824년)까지 6종의 판본이 있으며, 필사본도 새로이 발견한『복장경』을 포함하여 10종 이상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교감연구와 변화과정은 연구되지 않은 실정이며, 유점사본 이후에 발견되는 필사본에 대한 조사와 비교연구도 전무하다.
담양 용화사 필사본『복장경』은 해인사『성상소화복장의』를 비롯한 필사본에 자료를 추가하게 되었다. 이번 자료조사에서 가장 큰 수확은 해인사『성상소화복장의』와 유사한 체계를 갖춘 새로운 필사본『복장경』의 발견이다.『복장경』은 간기(刊記)가 있어 1869년에 필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유점사본 계열이다. 유사한 체재를 가진 해인사 필사본 『성상소화복장의』는 간기가 없으나 종필기(終筆記)를 통해 1864년에 필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2종의 필사본은 모두「조상품」은 필사하지 않고, 대비주 독송을 통한 공양의식이 등장하는 공통점이 있다. 용화사본은 전반부 의식에, 해인사본은 후반부에 위치하고 있다. 또 용화사본은 조전진언(造錢眞言)과 월덕방수지법(月德方水知法)의 활용으로 물목의 구성이 중점이며, 해인사본은 가지의식(加持儀式)이나 실담자를 정확하게 읽으려는 경향을 보였다.
『복장진언』『점안작법』『삼증사점필법』은 금해 관영이『복장경』을 원문으로 하여 의식에 필요한 부분을 금해 관영이 필사한 것으로 추정했다.『복장진언』『점안작법』의 간기를 통해 1919년 백양사 청류암에서 필사되었다.『복장진언』과 체제가 같은 『삼증사점필법』은『복장진언』의 일부로 판단되었다. 이와 같은 구성은 금해 관영의 불복장의식은 염송을 중요하게 여기며, 물목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수인을 생략하고 진언과 물목을 중심으로 필사했기 때문이다.
금해 관영을 계승한 묵담 성우는 의식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금수사 불상복장소입기』에 기록으로 남겼다. 대부분 금해 관영의『복장진언』을 따르고 있으며, 내용에서 묵담 성우의 불복장의식에 대한 특징을 찾았다. 물목을 가지하는 진언을 ‘주(柱)’라는 단위로 수를 센다. 그리고 물목을 담는 용기에 모양을 내는 진언을 9개로 ‘구종진언’이라고 한다.『복장진언』에서 불복장의식을 하기 위한 물목진언은 총 38개이므로 ‘삼십팔주(三十八柱)’이며, 물목을 담는 용기와 용기에 들어가는 진언은 9종이다. 이것은 금해 관영의『복장진언』을 묵담 성우가 따르는 증거이다. 
현재 불복장의식은 백양사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직간접으로 청류암(관음암)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그 계보는 금해 관영→묵담 성우→도월 수진의 흐름이다. 불복장의식은『조상경』을 소의경전으로 하기 때문에 의궤어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복장진언』은 구밀을 염송하는 경향이 있으며, 신밀인 수인이 누락되어 전승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수인의 전승이 보이는 경우에는 아사리 즉, 법사의 조건을 특정인으로 함으로써 삼매야계가 요구하는 발보리심을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수인의 작법은 해인사계에 나타난다. 전승과 계승에 있어서는 어느 경우라도 소의경전을 이해하고 절차를 어떻게 행하는가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기능적인 의식 이해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불복장의식에 대한 연구는 이제 겨우 첫걸음을 놓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조상경』이라는 소의경전의 의궤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불복장의식의 바른 의미를 통해 불교문화를 읽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상현 - 동방문화대학원 교수

묵담대종사의 예수재에 대한 연구
-심상현 동방문화대학원 대학교 교수

묵담대종사 문집 가운데 ‘예수시왕생칠재법어’에 뚜렷한 옥음(玉音)이 담겨 있다. 스님의 법어를 다음과 같이 5가지를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통의’의 내용 소개를 서두로 삼았다.
둘째, 예수재 준비에 주의해야 할 사안에 대해 말씀했다.
셋째, ‘찬요’의 대강을 말씀했다.
넷째,『염라왕수기경』등 예수재의 소의경전을 소개했다.
다섯째, 예수재를 성불의 계기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이 내용의 순서에 따라 스님께서 의도하신 바를 짐작하면, 첫째, 장륙암 육화 스님께서 찬하신 ‘통의’는 예수재 거행의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송당 대우 스님께서 찬술하신 ‘찬요’의 서론에 해당하는 글이다. 무엇보다 스님께서 ‘통의’의 내용을 서두에 그대로 소개하고 계신 것은 ‘통의’의 내용에 크게 공감하고 계심을 의미하는 것이다. 
‘통의’의 내용을 인정하고 계시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거행해 왔고, 또 예수재의 전통성과 정통성을 한국불교의 율맥을 이으신 율사의 입장에서 증명하셨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할 것이다.
둘째, 불자가 이상향으로 삼는 불국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완벽한 세계다. 예수재를 준비하고 도량을 장엄하는 것은 불보살님을 위시한 성중을 맞이해 모실 여건 즉, 완벽한 세계인 불국을 조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님께서는 예수재를 거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했다.
①신행이 철저할 것 ②신심이 청정할 것 ③좋은 향으로 도량의 청정을 유지할 것 ④수생전(壽生錢) 조성할 종이를 신중히 선택할 것 ⑤명망 있는 조전사(造錢師)를 모실 것 ⑥훌륭한 증명법사를 모실 것 ⑦송주(誦呪)가 끊이지 않도록 할 것 ⑧수생전과 수생경을 소(燒) 할 때 함부로 손대지 말 것.
셋째, ‘찬요’ 즉, 예수작법에 따라 거행하는 각편 개요를 간단히 설명하여 참석대중으로 하여금 이정표로 삼아 예수재에 능동적으로 동참토록 배려했다. 스님께서 예수재에 기우리신 관심은 손수 작성하신 ‘예수재’라는 제목의 의식집이 담양 용화사에 보존되어 있음에서도 알 수 있다.
넷째,『염라왕수기경』이나『지장경』등 예수재 거행의 전개가 되는 소의경전을 소개하여 동참자의 신심을 유발토록 하는 자상함을 보이셨다. 
다섯 번째, ‘신위도원공덕모 장양일체제선법’이란 말씀이 있듯 예수재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성불의 계기가 되도록 하셨고, 그 일환으로 ‘삼장육재일(三長六齋日)’을 강조하셨다. 또 부안 줄포의 ‘엄동지’에 얽힌 일화로서 묘유(妙有)의 입장에서 신심을 고양토록 하는 한편 방하착의 이치를 말씀하시며 공의 세계로 시선을 돌리도록 하셨다. 묘유와 진공의 도리를 차례로 보이시며 법회대중을 중도의 장으로 안내했다.
스님께서 내린 법문은 말 그대로 설법의 전법(典範)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법문 특성상 구체적이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남는다. 설법 시간의 제약, 청중의 지식수준의 차이 등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거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위에서 소개한 법문의 내용을 줄거리로 스님께 미처 못 다하신 말씀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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