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 목소리로 제주 풍경을 노래합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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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린이 목소리로 제주 풍경을 노래합니다(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1.3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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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음소리 / 풍경소리

성곽이 언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처음에 집 주변에 돌을 쌓거나 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 적과 야생 짐승의 습격을 막기 위한 때부터 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성은 인간의 평화에 대한 바람 혹은 자기방어 본능 등에서 쌓기 시작한 것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집단적 싸움인 전쟁에서 방어적 구축물이 되었고, 동시에 국가나 지방 세력 등의 세력신장 기지로서의 역할도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에도 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성의 일부만 남아 성터가 있다라고 표현해야 맞을 듯합니다. 제주시 이도1동에 있는 제주성은 언제 처음 쌓았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이 지방에 많은 화산암을 이용하여 고려 숙종 때 둘레 4,700척, 높이 11척으로 확장·축조하여 면모를 새롭게 하였습니다. 1925년부터 1928년까지 제주항을 개발하면서 성벽을 허물어 바다를 매립하는 골재로 사용하면서 제주성의 옛 모습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최근 원도심 동시단은 제주성지를 찾았습니다. 제주 겨울 날씨답게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이었습니다. 제주성지를 동문시장 갈 때 지나가며 잠깐 보았다는 아이들은 이곳이 성인 줄은 몰랐다 했습니다. 그저 가지런히 쌓아 놓은 밭담으로 보였다 했지요. 성 안에서 성 밖을 나가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성벽이 일부만 남았으나 잠시 성벽을 따라 걸으며 바람을 피할 수 있었기에 아이들은 성벽이 높지 않아도 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 안과 성 밖을 둘러보며 성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성이 있어 적의 침입도 막고, 바람도 막고, 성 안 마을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며 저마다 의견을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을 지켜주는 성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졌지요.


 예림이는 2학년입니다. 원도심 동시단이 사라져가는 옛 모습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 취지를 갖고 활동하는 수업이라서 2학년 예림이에게는 어려울 수 있었으나 같이 참여한 언니, 오빠 이야기를 새겨들으며 모든 질문에 또박또박 대답을 잘 하였습니다. 자신을 지켜주는 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먼저 대답 했지요. 자신이 아플 때나 속상 할 때 심지어 화가 날 때도 자신의 옆에서 자신을 지켜준 것은 부모님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몇 발자국 걸으며 성을 하염없이 보던 예림이는 답을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예림이에 답을 다시 들어보니 자신을 지켜주는 성은 바로 자신이라 했습니다. 어쩌면 부모님은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성이 자신이라고 알려주는 조커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때가 예림를 만난 지 30분 정도 되었는데 30분 사이에 작은 예림이가 제주성벽 만큼 튼튼하고 높게 보였습니다. 제주성지 일대를 돌고 동시 쓰기를 하는데 예림이는 자기가 한 말을 계속 곱씹으며 동시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새롭게 바라본 예림이가 쓴 동시를 감상해 보겠습니다.

 

 

나의 城은 나
-제주성을 다녀와서-

                           김예림

나를 지키는 성은
무엇일까?
엄마
   아빠
       집 아니
내 성은 나야
  내 몸은 내가
      지키는 거야
그러니 부모라고 생각하지마
나는 나 자신을 지켜야 해!
나의 城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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