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의 아침
강태훈 <혜향문학회 회원>
먼동이 틀 무렵
정적의 선운사 동구 앞
미당(未堂) 시비를 지나
숲길 따라 경내에 들어섰다
말끔히 비질한 넓은 마당
발 디디기가 너무 송구스럽다
대웅전 뒤
도솔산 기슭
짙푸른 동백나무숲
꽃 제철이 지나
소문난 동백꽃은
볼 수 없었지만
천 년 전의 소리인가
들려오는 은은한 목탁소리
불심을 꽃피웠던
옛 백제인의 예불소리
무량겁의 도량에서
하심(下心)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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