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 목소리로 제주 풍경을 노래합니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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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린이 목소리로 제주 풍경을 노래합니다(7)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3.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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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음소리 풍경소리


 푸른 산지천

                                       윤해솔
푸른 하늘에 푸른 강물
하늘이 강이고 강이 하늘같다

강가에 갈대들 바람 따라 흔들린다
“갈대야, 너는 억새랑 쌍둥이니?”

물새들은 푸른 하늘 훨훨 날고,
넓게 펼친 비단 강물을 유유히 헤엄친다

산지천을 보니 물놀이하는 아이가 보이고,
물소리를 들으니 빨래하는 어머니의 수다소리 들려

아름다운 산지천에 꼬물대는 물고기들
뭐가 좋은지 물 튀기며 튀어오른다

아름다운 이 강에 풍덩 빠지고 싶다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해도 동네 곳곳에 용출수가 있었습니다. 용출수 주변에 흐르는 물이 있는데 이 물가에는 사계절 내내 사람들이 왔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빨래 방망이 두들기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습니다. 여름이면 아이들은 빨래하는 엄마들 옆에서 빨래를 거들면서 하루 종일 물놀이를 했습니다. 그러다 지치면 양은 도시락에 싸온 보리밥에 김치를 먹거나 삶은 감자를 먹으며 저녁 될 때가지 용출수 주변에 있었습니다. 제주 원도심에도 이런 풍경이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산지천입니다.

산지천 물은 언제나 지하에서 맑고 풍부한 물이 솟아나와 어떤 가뭄이 들어도 마르는 일이 없어 제주시 상수도 시설 이전에 제주성안 사람들은 이 물에 의존해 살았습니다. 봄철이면 샘터마다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빨래 방망이 두드리는 소리가 밤낮 들렸고 여름철에는 어린이 목욕터로 널리 이용되었습니다. 산지천(山地川)은 제주시 최고의 번화가인 동문시장 입구 맞은편에 흐르는 하천입니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1960년대에 산지천을 복개(覆蓋)하여 주택과 상가건물이 형성되면서 환경오염 되는 문제가 생기자 1995년도에 산지천을 문화와 역사의 모습 그대로 되살리기 위한 복원사업을 시작하여 2002년 맑은 물이 흐르는 현재의 산지천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천을 따라 산책로와 공원, 음악분수대를 조성하고, 매년 여름과 겨울에는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산지천 예술마당’과 같은 역사생태하천인 산지천 산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ㆍ공연이 펼쳐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원도심 동시단은 제주 산지천을 찾았습니다. 이주민 자녀들은 산지천을 처음 보았다는 아이가 있었고 엄마랑 동문 시장 왔다가 차로 지나치며 보았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으로 산치천 길을 걸으며 산지천 주변을 나는 황새를 보며 제주에도 저런 새가 있구나하고 놀라워하고 물속에 고기가 사는 것을 보며 영화처럼 그물을 만들어 낚시를 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빨래터 표지석에 사진을 보며 냇가에서 빨래하는 풍경이 다소 낯설어 보이면서도 빨래하는 옆에서 물놀이 하는 아이들 웃음이 얼마나 즐겁게 보였는지 추위 속에서도 아이들은 산지천 물에 발을 잠깐 담그면 안 될까요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필자는 아이들에게 날씨가 너무 추워 그러지 못 하니 상상이나 실컷 하자며 옛 산지천 빨래터에 앉아 아이들과 산지천 흐르는 물을 보았습니다.
 해솔이는 산치천에서 멀리 있는 장전초에 다닙니다. 산지천길을 처음 걸어 보는 해솔이는 아주 즐거운 길이라 했지요. 제주에 물은 언제 어디서나 푸르다고 했습니다. 누가 보면 하늘같다라고 말할 것이라 했지요. 산지천을 보고  활동이 끝나 돌아갈 때도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하늘을 보면 산지천이 생각날 것이라 했지요. 비록 옛날처럼 빨래하고 물고기 잡고 물놀이는 못 했지만 해솔이는 동시 쓰는 내내 몸이 산지천 물에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동시를 다 쓰고 나서도 무엇인가 아쉬운 듯 시화 그림을 말없이 한참 보다가 산지천 냇가 그림을 손가락으로 쓰담고 있었습니다. 산지천 곳곳을 모두 아름답게 여기는 해솔이 동시를 감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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