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 목소리로 제주 풍경을 노래합니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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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린이 목소리로 제주 풍경을 노래합니다(8)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4.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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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음소리 풍경소리


쇠살모사의 최후

                            유창규
쇠살모사가 애기구덕 안에 아기를 물려고 스믈스믈
엄마가 깜짝 놀라서 궤로 쾅쾅
아이고 쇠살모사 살려
쇠살모사는 요강에 숨으려고 스믈스믈
크악! 똥덩어리와 오줌바다! 냄새를 피해
쇠살모사는 바다로 도망갔는데
산갈치에게 잡아 먹혔다

 

 

한 해에 많은 사람들이 제주로 관광을 옵니다. 필자는 제주에 여행을 오는 사람이라면 먼저 이곳을 보고 다른 관광지를 둘러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필자가 제주 관광에서 가장 처음으로 가보라고 말하고 싶은 곳은 바로 제주자연사박물관입니다. 이곳을 먼저 관람한다면 제주 곳곳에 있는 제주인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더불어 아이들과 같이 관람한다면 옛날과 현재를 비교해 보는 좋은 교육경험도 될 수 있습니다.
화산폭발로 생성된 섬, 제주는 화산 지형과 함께 섬 특유의 자연,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대륙과 다른 생성과정을 거치면서 제주는 제주만의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과 동·식물 상을 이루었습니다. 척박한 농토를 일구고 거친 바다의 풍랑과 태풍의 길목에서 바람에 맞서며 삶을 영위해 온 제주 선인들의 불굴의 ‘개척정신’, 그러한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조냥 정신’과 ‘삼무(三無)’라는 환경은 오늘날에도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제주정신’으로 회자되고 후손들의 삶의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주만의 독특한 ‘민속 유물’과 ‘자연사적 자료’를 수집·보전하여 후손들에게 전승하기 위해 1984년, 국내 유일의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제주에 개관한 것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입니다
 제주의 독특한 민속유물과 동식물, 지질, 해양생물 등의 자연사 자료가 총 667평의 전시실에 일목요연하게 전시되어 있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자연사전시실, 민속전시실, 특별전시실, 시청각실 등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자연전시실은 제주 토박이들에게는 상당히 낯익으면서도 점점 잊혀가는 것들을 실제 사용됐던 민구들과 함께 개현해 놓았습니다. 제2민속실은 생업실인데, 누구든 이곳에 들어서면 어는 마을에 들어선 게 아닐까 착각 할 정도입니다. 사냥도구, 어로기구, 석공구, 목공구, 농기구는 물론 해녀작업, 대장간, 밭밟기, 남방아 작업 등도 재현되어 있습니다. 
 최근 원도심 동시단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관람했습니다. 제주에 사는 아이들도 몰랐던 제주 문화와 삶의 모습을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1학년 남자아이 두 명이 활동을 했는데 아이들 할머니에게도 잘 듣지 못 했던 제주의 모습들이 어렵고 낯설면서도 자연과 가깝게 살아가는 모형들을 보며 웃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박물관을 구경하며 신기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 있으면 수첩에 적어 두라 했습니다. 
 창규는 박물관에서 조용히 있기가 매우 힘든 아이였습니다. 모형으로 전시된 뱀과 동물들을 보며 울음을 흉내 내고 행동을 흉내 냈습니다. 밭가는 시늉도 내고 허벅으로 물 뜨는 시늉도 내고 그물을 건져 올리는 행동을 하다가 영등굿하는 심방의 포즈를 취해보기도 하며 가만히 있지를 못 했습니다. 마치 모든 모형의 영혼이 창규 몸속에 들어간 듯 보였습니다. 깊게 보기 보다는 스~윽 보고 지나쳐서 동시가 나올까 많이 걱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자연전시실과 민속 전시실, 해양 박물관까지 본 창규 수첩에는 괘와 쇠살모사 요강, 산갈치 4개만 적혀 있었습니다. 관람이 끝나고 동시 쓰는 시간에 창규는 동시는 마음대로 상상해서 써도 되나요를 물었습니다. 창규는 단숨에 동시를 써 내려 갑니다. 그리고 동시를 쓰다가 입을 가리며 키득키득 웃다가 다시 쓰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상상력이 기발한 재미난 동시가 나왔습니다. 마치 제가 부모님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창규가 동시로 그대로 재현한 듯 합니다. 물론 쇠살모사는 없었지만 정말 예전에는 구렁이가 많아 잠자는 애기구덕에 구렁이가 와서 함께 자고 있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습니다. 창규는 들어보지도 않고 보아 보지도 않는 옛일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창규의 동시를 감상해 보겠습니다.


<그동안 원도심 동시단을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번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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