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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밝힐 전통등(燈) 직접 만들어요”서귀포정토거사림, 직접 만든 전통등…깊어지는 신심

스리랑카 노동자들, ‘루완웰리세야 대탑’ 장엄등 제작

 

지난 4월 6일 서귀포시 강정동, 마을길을 지나 어둠이 짙게 내린 과수원 저 멀리 비닐하우스에서 발하는 빛이 길을 안내한다. 삐거덕 거리는 문을 열자, 서귀포불교정토거사림(회장 정순영) 회원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전통등(燈) 만들기가 한창이다. 20여명의 회원들이 지난 4일부터 오후7시부터 10시까지 고된 노동(?)의 피곤함도 잊게 만든 것은 전통등 만들기 삼매에 ‘몰록’ 빠졌기 때문이다.

서귀포불교정토거사림회원들은 지난해 8월 본지가 제주산지천 주변에서 개최한 제1회 제주등축제를 보고 ‘그래, 바로 이거야!’라며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그 환희심은 넘쳤지만 전통등을 배울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본지가 지난 3월 전통등 강습회를 개최하자 접수했고, 비록 어깨 넘어 배운 실력이지만 용기를 내어 회원들을 독려하게 됐다.

정순영 회장은 “서귀포시 연등축제 봉축탑 점등식을 서귀포불교정토거사림이 매년 주관하기 때문에 제1회 제주등축제를 보면서 환희심에 우리도 도전해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추진했다”면서 “제주불교신문에서 무료 전통등 강습회를 연다하여 저를 비롯해 문형무 상임부회장, 윤석근 사무국장 등이 참가하게 됐는데 신문사 관계자들의 노고와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첫 시작은 녹록치 않았다. 전통등 만들기는 수행과 같았다. 기본 뼈대인 골조를 만들기 위해 철사를 잇고 실로 여러 번 동여매어서 풀로 고정하는 작업이 어찌보면 지루하고 따분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처음 시작을 했을 무렵 ‘연등을 돈을 주고 사면되지 번거롭게 만드느냐’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수행에 빠지면 깊이가 깊어지듯 회원들이 그 재미에 날개를 달았다. 한 회원은 밭에 갔다가 시간을 맞춰 오느라 씻지 못해도 얼굴엔 관세음보살의 미소를 피워낸다.

문형무 수석부회장은 “서귀포불교정토거사림 회원들의 신심은 정말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이번 등만들기에 회원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운데 법당에서 법회만 하다가 신행의 일환으로 전통등을 서로 도우며 만들다보니 법우애도 더욱 끈끈해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서귀포불교정토거사림은 ‘1회원 1등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며 북, 운판, 풍경, 보리수, 목어, 한라봉, 범종, 애기동자 등 50여개의 다양한 등을 제작해 오는 5월 19일 서귀포시 연등축제의 제등행렬에 선보일 예정이다.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스리랑카 대표 유적인 '루완웰리세야 대탑' 장엄등의 골조를 용접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불교연합회(회장 관효 스님)의 도움을 통해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도 5월 12일 봉행되는 제주시 연등축제에 불교 종주국 ‘스리랑카’ 불교를 형상화한 대형 장엄등 2개를 선보이기로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제주불교연합회로부터 재료 등을 지원받아 지난 3월부터 조천읍 북촌리 모 수산에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이 짬을 내서 장엄등 만들기에 착수했다. 이번에 선보일 장엄등은 스리랑카 불교유적의 대표적인 <루완웰리세야 대탑> 그리고 <법륜>이다. 스리랑카 고대 불교유적지인 루완웰리세야 대탑은 둥근 산처럼 우뚝 솟아 하얗게 빛나는 순수한 스리랑카 불자들을 닮았고, 팔정도를 형상화한 법륜은 제주 사부대중이 부처님이 굴린 법의 바퀴를 멈추지 말고 끝없이 정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불자들에 의해 직접 만들어진 장엄등과 전통등은 제주시‧서귀포시 연등축제의 다변화는 물론 역사성과 지역성까지 아우르며 연등축제의 지방문화재 지정도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병철 기자  taiwan08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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