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행복의 문
상태바
기고-행복의 문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05.24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도(포교사/봉림사신도회장)

부처님께서 설하신 중아함경에는 이 세상에서 지혜가 있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셨다.
 첫째, 사람이 지금 이 세상에서 하는 모든 행위는 전부 지난 세상에 결정된 것이며 바뀔 수가 없다는 운명론을 주장하는 것이고, 둘째, 이 세상 모든 것은 절대자와 같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창조했고,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그런 존재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유일신에 의한 구원을 주장하는 것이며, 셋째, 이 세상 모든 것은 그 어떤 원인이나 조건 없이 그냥 멋대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우연의 연속일 뿐이라는 우연론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 셋은 모두 모순으로 진리가 아니라고 가르쳐 주셨다.
 불교는 위 세 가지 모순을 배격하고 인간의 행동에는 과보가 반드시 따라와서 행동이 과보를 부르는 것일 뿐, 누군가가 상벌을 주거나 구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친다. 즉, 불교는 부처님이라는 신을 믿어 구원받는 종교가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인 진리의 법을 믿고 불성을 키워 부처가 되는 단계를 밟아 가는 종교인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괴롭고 힘든 데에는 분명 어떤 원인이 있으며, 그 원인을 찾아내어 치유하는 것이 곧 지혜이다. 지혜는 특정한 사람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지니고 있으나 번뇌가 지혜의 문을 막기 때문에 세상의 이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에게는 자유로운 의지와 밝은 지혜가 있어서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이 각자에게 공평하게 골고루 갖추어져 있는데 이를 포기한다면 인생이 낙오자가 된다. 지혜의 반야바라밀은 제법의 공한 이치를 깨달은 완성품이다. 나와 세상이 영원하며 변하지 않는다고 착각하며 살아가지만 이 
세상 모든 존재는 고정불변하고 영원한 실체가 없으며 중생 앞에 나타나는 부처와 부처의 교화를 받는 중생은 둘이 아니듯 너와 내가 둘이 아니다.
 바야흐로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각종 행사가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부처님은 나의 스승이다. 그래서 불자들은 부처님을 믿고 마음에 상존하며 의지한다. 화엄경 현수품에는 부처님에 대한 믿음은 진리의 근본이요, 공덕이 어머니라고 했으며, 숫타니파타에서는 세상에서 부처님에 대한 믿음이 으뜸가는 재산이요, 생사의 거센 흐름을 건너게 해 준다고 가르쳐 준다.
 불자로 살아가면서 반드시 지녀야 할 마음가짐 중에서도 믿음이 첫 번째인 이유는 확신에 찬 믿음이 있어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이해하게 되면 실천하게 되며, 실천하는 만큼 무르익고 성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자가 지닌 불성의 씨앗을 싹틔우는 일은 육바라밀 행을 닦는 수행 정진이며, 신행을 통해 불심이 증장되면 내면에 있는 보배 창고의 문은 활짝 열리리라. 이 문은 마땅히 기쁜 마음으로 열릴 것이니 행복이 문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