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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 자기 부처님과 밖의 부처님과 일념이 되는 순간

대한불교조계종 약천사 신제주불교대학은 5월 특강으로 대구 불광사 회주 관암 스님을 초청, 강의를 마련했다. 이날 스님은 ‘사경의 의미와 사경수행’을 주제로 법을 설했다. 이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주>

 

  한 줄을 쓰고 일어나 합장 후 5초 정도 다시 반복 ‘권유’
사경에 앞서, 최소한 양치질과 손을 씻은 후 입정 후 사경
 

사경의 유래는 경전을 옮겨 적는다는 의미입니다. 옛날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에 경전을 베껴 책을 만들어서 유포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사경의 시초는 패엽에 범어를 기록한 패엽불전입니다.
그러나 복사 및 인쇄술이 발달된 요즘 예와 달리 스스로 그 마음을 밝혀가는 기도 수행의 한 방편으로 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경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금으로, 은으로, 피로 쓴 혈사경 등 다양합니다. 이는 그만큼 경전을 중요시하고, 정성스럽게 썼다는 의미입니다. 
다음은 사경 방법입니다. 경을 옮겨 적은 일은, 경전의 글자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 마음을 쏟아야 합니다. 그 마음을 집중하고 순일케 해야 합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사경 방법의 근본은 한 자 한 자에 결코 소홀함이 없이 정성과 신명을 다해 쓰는 것입니다. 
사경 방법은 1자 1배, 1자 3배, 한 줄 쓰고 세 번 절하는 일행삼례 등이 있는데 저는 여러분들에게 한 줄을 쓰고 일어나 합장을 한 후 5초 정도 다시 반복합니다. 
사경은 뭐니 뭐니 해도 정성입니다. 사경은 그리듯이 해도 괜찮습니다. 사경이 수행이 깊어졌다면 한 글자만 계속 쓰도록 권합니다. 한 글자를 반복해서 쓴다는 겁니다. 만약에 佛자를 쓴다면 다른 글자를 계속 쓴다면 다른 글자를 쓸 때 마다 번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 글자를 계속 쓴다는 것은 그 삼매에 쉽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신심이나 업장소멸을 쏟아 붓는 것입니다. 그것이 수행이 됩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모든 것을 현현될 수 있습니다. 
자기 마음속에 부처님과 밖의 부처님과 일념(一念)이 되는 겁니다. 일념 수행이 된다면 공부의 깊이가 깊어지고 내공이 생깁니다. 일념이 바탕에 되기 때문입니다.
사경을 하는 곳은 어떤 장소이든 무방하지만 마음이 안정되고 정성이 담겨질 수 있도록 주위를 편안하고 깨끗한 환경으로 조성합니다.
어떤 펜이든 사경에만 사용하는 전용 펜을 마련하는 게 좋습니다. 사경도 다른 기도처럼 7일, 21일, 49일 또는 100일과 같이 기한을 정해 놓고 쓰며, 이 기간만큼은 하루도 빠짐없이 씁니다.

 


다 쓴 사경은 잘 보관해 둡니다. 보관하기가 힘들 때는 일정량을 모아 경건히 불에 태우거나 또는 불상이나 불탑 조성시 봉안하기 도하고 이웃에 선물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사경을 하기 앞서 최소한의 양치질하고 손을 씻은 후 입정하여 호흡을 가다듬어 몸과 마음을 최대한 평온하게 합장하고는 《삼귀의》를 하고 《사경발원문》을 봉독합니다.
“경을 쓰는 이 공덕 수승하여라 가없는 그 복덕 모두 회향하여 이 세상의 모든 사람 모든 생명들 무량광불 나라에서 행복하여지이다.”
그리고 사경을 마치면 “부처님은 이 법계에 아니 계신 곳 없으시고 그 법의 위신력은 가히 헤아리기가 어렵도다”라고 말하고 회향합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 입구의 주련 말씀처럼 믿고 행하시면 진리의 가피력을 얻는 것을 확신합니다.
이제 사경을 했다면 이제부터 불자의 바른 신행생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불교는 ‘신해행증(信解行證)’입니다. 믿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완성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해인사에서 수행할 무렵 많은 초심자들이 출가를 하겠다고 찾아오는데 번뇌를 다 끊겠다고 출가 의사를 밝히는 이와 함께 현실을 도피해서 가출처럼 해인사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출가 희망자들에게 강조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입니다. 초지일관(初志一貫)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해인사에서 여름, 겨울철이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련회를 4박5일 일정으로 합니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에 잘 따라 줄 것에 대한 각서를 받습니다. 그러나 몇 참가자들은 이틀정도 지나면 다양한 이유를 들면서 못 하겠다고 가방을 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지 않고 밖으로 돌립니다. 이는 마장이 침범하기 때문입니다. 초지일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믿음과 가르침은 대단하지만 실천이 안 된다고들 합니다.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칠불통게(七佛通偈는 과거칠불(過去七佛)의 공통된 가르침으로 알려진 게송입니다.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자기 마음을 닦아가는 게 불교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겁니다. 그거야 초등학생도 다 아는 내용이 아닙니까. 그만큼 나이 지긋한 분들도 이를 행하기란 어렵습니다. 
일타 큰스님이 항상 하신 말씀이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서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 일세!” 라는 문수동자의 게송입니다. 자기 행동, 말, 생각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중요시 여겼습니다. 
불교를 바로 행하기 앞서 건강한 믿음이 중요합니다. 화엄경에 나온 게송을 다함께 읊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엄경》에심불급중생(心佛及衆生) 시삼무차별(是三無差別)이라.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내 마음이 곧 부처고 내 마음이 일체 중생인데 다른 데서 찾을 게 뭐 있냐? 밖에서 찾을 필요 없습니다. 심불급중생(心佛及衆生) 시삼무차별(是三無差別)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세 가지가 차별이 없습니다. 이런 가르침을 바로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관찰해야 되는 것입니다. 
둘째로 불교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이해하는 것입니다. 불교는 무상대도(無常大道)의 가르침을 얻기 위한 종교입니다. 그래서 ‘善用基心(선용기심)’하라. ‘마음을 선하게 잘 쓰라’입니다. 그러면 불교의 참된 진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실천을 해야 하겠지요. 이제부터는 실천에 관한 내용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초지일관(初志一貫) 처음 계획한 뜻을 이루려고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고, 불기자심(不欺自心)하라. 자기 마음을 속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티끌세상을 벗어나는 일은 보통일이 아닙니다. 고삐 끝을 붙잡고 한바탕 일을 치러야 합니다. 뼈를 깎는 추위를 만나지 않았던들 매화가 지극한 향기를 얻을 수 없듯이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드리고 싶습니다.
둘째, 역지사지(易地思之)입니다. 남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말씀이지요. 반면교사(反面敎師)라. 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이 도리어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명심해야 합니다. 
세 번째, 회광반조(廻光返照)라. 그 뜻은 ‘빛을 되돌려서 비춘다’는 뜻입니다. 수련에서는 빛을 비추어 어두운 곳을 살펴보듯이 자신을 되돌아보며 지나온 세월이나 수련되어지는 과정을 점검하고 내면을 관하면서 빛이 나도록 닦는 수련을 하는 것입니다. 결국 자법등명(自法燈明)하셔야 합니다. 부처님의 법을 통해 스스로 깨닫는 것입니다. 
마지막 게송을 읊고 법문을 마치려 합니다.
아유일권경 불인지묵성(我有一券經 不因紙墨成) 전개무일자 상방대광명(全開無一字 常放大光明)이라. 나에게 한 권의 경이 있으니 종이와 붓 없이 만들었다네. 펼쳐 봐야 한 글자도 없지만 항시 크나큰 광명을 발한다네. 
/정리=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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