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대책위, 예멘 난민돕기 호소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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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대책위, 예멘 난민돕기 호소문 발표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07.19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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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불자들의 관심과 사랑 필요

“자리이타의 숭고한 불교 정신과 보살의 자비심으로 난민들이 슬픈 손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

지난 7월 16일 10명의 예멘 난민들에게 인도적 차원의 숙식을 마련하며, 예멘 난민돕기에 팔을 걷어 부친 제주불교대책위원회(위원장 허운 스님)가 지난 19일 예멘 난민 신청인들에 대한 자비심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며 보현행원의 원력에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대책위는 호소문에서 “일제강점기 과거 우리 민족이 조국을 떠나 타향살이하며 난민 아닌 난민으로 고난과 무시 속에 살아왔다”면서 “또 4․3당시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일본으로 밀항했던 슬픈 흔적들이 우리의 역사”라고 역지사지의 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섬 제주를 찾아온 난민을 문전박대하는 편협하고 이기적인 자세는 수십 년 전 우리의 모습을 망각한 것”이라며 “나와 내 가족 내 공동체가 소중하듯 함께 더불어 사는 세계 시민으로 품성과 자질을 갖춰야 할 때”라고 세계일화의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4․3, 한국전쟁 등으로 인해 타국에 의지해야 했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고통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난민들을 혐오 대상이 아니라 함께 행복해지는 자리이타의 보살의 마음으로 난민들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이타적 실천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자비사상과 자비실천의 포근한 덕목으로 제주도민 그리고 불자님들의 관심과 사랑이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제주불교대책위원회의 호소문 전문이다.

예멘 난민에 자비심을 보냅시다!

아랍국가 예멘 내전으로 5백여 명이 제주에 들어와 난민신청하고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제주도민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이 당혹감을 표하며 난민들이 우리사회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갈등으로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하여 찬반논쟁이 뜨겁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슬픈 역사를 되돌아 봐야 됩니다. 옛 부터 우리 민족은 주변 국가로 부터 많은 침략을 받아왔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시베리아, 중국, 만주 등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국을 떠났고 환경이 다른 타향에서 난민이 아닌 난민으로 추위와 배고픔의 고난과 무시의 설움 속에 살아왔습니까?

또한 우리 제주는 일제 강점기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제주전역을 4․3이라는 재앙의 소용돌이 속에 많은 도민들이 생명의 위협과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배에 몰래 올라타야 했던 슬픈 모습의 흔적들은 금방 확인 할 수 있는 가까이 있는 우리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타향에서 멸시와 굴욕감에 눈물을 흘려야 했던 재일교포들이 지금도 현지인으로 부터 배척과 외면당하는 뉴스를 접할 때 마다 가슴이 아프고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 현실 아닙니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전쟁과 죽음, 폭력, 굶주림 등 야만의 공포로 부터 벗어나고자 아름다운 평화의 섬 제주도, 우리를 찾아온 난민을 문전박대하는 그런 편협한 이기적 자세는 수십 년 전 우리의 모습을 망각 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미래사회는 전 세계가 2시간이내 거리로 좁혀지고 급속한 인구 이동으로 다인종, 다문화 국가로 변화 한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내 공동체가 소중하듯 너의 공동체도 소중히 여기며 함께 더불어 사는 세계 시민으로의 품성과 자질을 갖추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4·3등 당시 타국에 의지했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고통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난민들을 혐오와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아프면 자신이 아프고 다른 사람이 배고프면 자신이 배고프며 함께 행복해지는 자리이타의 숭고한 불교 정신과 보살의 자비심으로 난민들이 슬픈 손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자비사상, 자비실천이 포근한 덕목으로 제주도민, 그리고 불자님들의 관심과 사랑이 꼭 필요합니다.

예멘 난민돕기 제주불교 대책위원회 위원장․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장 무소 허운 두손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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