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을 스치는 바람의 소중함 일깨운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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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을 스치는 바람의 소중함 일깨운 템플스테이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08.13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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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초·중·고교 교사 직무연수 프로그램 운영

11~12일, 4차 걸쳐 프로그램에 교사들 ‘엄지 척’

사찰음식 배우기에서 명현 스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참가자들.

“음식을 볶을 때는 들기름을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아세요? 들들들 볶는 게 들기름이래요.(웃음)”

‘감자채 통들깨 볶음’ 사찰음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명현 스님(관음사 연수국장)의 한마디에 사찰음식 체험관 아미헌에선 선생님들의 웃음 깨가 쏟아진다.

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주지 허운 스님)는 초·중·고교 교사들의 직무연수 프로그램으로 제4차 마음숲 여행 ‘욜로옵서예’ 템플스테이를 지난 8월 11~12일 관음사 경내에서 진행했다.

명현 스님에게 배운 레시피를 가지고 직접 만들고 난 후 시식에 앞서 기념사진.

템플스테이에서 가장 인기 프로그램은 단연 ‘사찰음식’ 배우기다. 이날도 브로콜리 죽, 가지 새싹 말이, 감자채 통들깨 볶음, 딸기 비빔면 등 스님의 말씀에 교사들은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눈은 반짝거렸고, 귀는 쫑긋 세웠다.

“두껍다고 양배추나 배추 등의 맨 겉을 우리는 버리는데 이를 버리지 말고 채수를 우리는데 사용하면 좋습니다.”

이 같은 스님의 말씀에 선생님들은 “사찰 음식은 버릴 게 없구나” “음식에 불교의 지혜로운 정신이 녹아있다”는 등 감탄의 반응을 내놓았다. 또, 명현 스님은 선생님들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가볍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로 선생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교사들이 레시피에 따라 만든 음식들.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데 선생님들의 고충을 헤아릴 수 있었다”는 명현 스님은 “선생님들도 수행자와 같은 인내가 필요하겠다 싶었는데 이를 억누르며 사는 선생님들에겐 수행을 통해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사찰음식으로 건강 뿐 아니라 정신을 맑히고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조리법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불자이지만 처음 템플스테이에 참여했다는 장승련(구엄초 교장) 씨는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이 힐링된 최고의 여행이었다”며 “소금만다라, 108염주‧연꽃등 만들기 작품을 완성해 나가며 무아지경에 빠진 그 느낌은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고 감동을 전했다.

또 장 씨는 “처음 목어와 법고를 치는데 너무 인상적이었고, 새벽예불에서 나의 볼을 스치는 바람의 소중함을 깨우쳤다”면서 “명상호흡을 하며 ‘내가 그렇게 망상이 많구나’를 알아차리는 등 불자로 다시 태어난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명현 스님은 “초·중·고교 직무연수에 참여한 선생님들의 1~4차 동안 소감문을 살펴보면 친구끼리 왔다가도 오감이 편안한 프로그램에 모두가 만족했다”면서 “직무연수는 교육청에서 4대 종교별로 개최하는데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관음사 템플스테이”라고 말했다.

108염주 만들기에 앞서 절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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