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광명과 자비의 물결 넘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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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광명과 자비의 물결 넘치는 길”
  • 김익수 대기자
  • 승인 2018.11.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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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성지순례길 걷기 대회
11월4일 구암굴사~소산오름~관음사까지

구암굴사에서 제주불교성지순례길 걷기대회 입재식을 마치고 출발하는 순례객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그 때도 울긋불긋 색동옷 입고 반가운 마음으로 자연은 사대부중을 마중 나왔다. 
그 길이란 절로 가는 길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이다. 2012년 첫 걸음을 내놓았다. 육바라밀의 길로 만들어진 순례길은 먼저 지계의 길을 개장으로 정진, 보시, 선정, 인욕, 지혜의 길이 완성됨으로써 비로소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이 마무리 되었다.

성지순례 지계의 길을 출발하고 있다.


6년에 걸쳐 그 길은 일순했다. 제주도민은 물론이고 스님과 신행단체, 재가불자, 제주를 찾은 도내외 관광객들의 숫한 발걸음은 헤아릴 수가 없었다. 
지난 11월 4일(일요일) 아침 9시30분 구암굴사에서 간단한 예불을 올리고 나서 서귀포 룸비니불교산악회 김문석 회장은 발원문을 통해‘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지혜의 광명이 빛나고 자비의 물결이 넘치며, 믿음의 뿌리가 견고한 신행의 기쁨을 가져오는 순례길’이 되기를  발원했다.

김문석 서귀포룸비니불교산악회 회장이 발원문을 낭독했다.


자연의 일정표를 따라 걸어가는 길, 건강한 자연이 마음의 건강까지 선물을 주고 있는 지계의 길. 구암굴사를 출발해 소산오름을 거쳐 관음사에 이르는 목표지점까지 5.5㎞이다.
깔딱고개 만큼은 가파르지 않다는 소산오름길을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낙엽 밟는 소리가 뒤따르는 불심에 전달된다. 

함께 걷는 길에 미소가 번진다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겨본다. 살아가면서 올바른 생활규범을 갖고 정진하는 것, 바로 계율을 지키는 것이 지계의 길이 아닌가?
처음으로 성지순례길에 나섰다는 허복희 씨는 “닫혔던 마음이 탁 트이며, 자연과 내 몸과 마음이 하나 됨을 느끼면서 이 길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걷고 있다”며 “내년에도 잊지 않고 절로가는 길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삶을 뒤돌아보듯 소산오름길을 뒤돌아 보면서


소산오름 자락을 넘어가니 하천이 마중 나왔다. 시원한 물줄기는 흐르지 않아도 발걸음이 절로 멈춘다. 다들 한 숨 돌리고 걸으려나 보다.
이렇게 좋은 날, 유계완 씨는 “오름은 자주 오르고 있지만, 절로 가는 길에 동참은 처음”이라며 “청정 하늘빛이 정말 곱다”고 말했다.

관음사 나한전에서 바라본 제주시가 전경.


땀방울이 이마를 적신다. 관음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안영자 서귀포불교자비봉사회 회원은 “성지길을 걸으면서 번뇌를 버리니 여유가 생기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자유롭게 마음에 자리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의 냄새를 맡으며 부처님을 마음 깊이 참선과 수행의 길을 걸어가는 느낌…… 소리소리 마다 성지의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는 다짐의 소리처럼 들린다. 
마침내 순례단은 관음사 나한전에 도착했다. 참배를 마친 순례객들은 한 눈에 들어오는 제주의 시가지를 보면서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붉고 또 붉다 마중나온 산열매.


도착한 순례객들은 이번에 걸은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은 무리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로, 코스가 적당하다는 평을 내놓았다.
이번 순례길에 함께 나선 김명석 길따라순례단 단장은 “이 지계의 길이 관음사에 닿게 되면 4‧3 유적지를 만나게 된다”며 “아미봉을 중심으로 한 관음사 4‧3 유적지가 하루 속히 성역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밀착되어 숲길을 걷고 있다.


한편 관음사 공양간에서 맛깔스런 비빔밥으로 점심공양을 마친 절로 가는 길 제주불교성지순례단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절로 가는 길 제주불교성지순례 걷기 대회가 마무리됨을 아쉬워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과 사찰들을 돌아봄으로 마음의 치유를, 언제 걸어도 마음 편한 곳, 언제 걸어도 불심이 깊은 곳, 지계의 길을 걸으며 수행의 깊이를 좇겠다는 환희심 가득한 회향 길에 올랐다. 

관음사 공양간에서 맛있는 점심공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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