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계는 마음과 계상이 함께 상응하도록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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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지계는 마음과 계상이 함께 상응하도록 지켜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8.12.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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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 의 기초(9)

“재가 불자들이 알아야 할 계율의 기초”는 대만의 대표적인 율학도량인 의덕사에서 유학 중인 스님께서 보낸 원고로 11월4일 연미마을 천진암 신도들이 수계의식을 앞두고 밴드를 통해 함께 읽고 공감한 내용을 실었다. <편집자주>

 

 


현세의 고통 혹은 
현전하는 고통뿐만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끝없는 윤회의 고통’을 
철저하게 이해하여, 
복과 지혜를 골고루 수행하는 
행복한 불자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2) 복과 지혜를 겸비한 수행
《대지도론(大智度論)》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질문 : 악세에 태어나서도 좋은 음식을 얻는 사람이 있고, 부처님 계실 때 태어났지만 기근에 시달리는 이가 있다. 만약 죄인이라면 부처님 시대에는 태어나지 않아야 하고, 복 있는 이라면 악세에는 태어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어째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가?

답 : 업보인연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부처님을 친견하는 인연은 있어도 음식은 없을 그런 인연이 있고, 또 어떤 이는 음식의 인연은 있어도 부처님을 친견할 인연은 없기도 하다. 

비유하면 검은 뱀이 마니주를 안고 누워 있기도 하고, 아라한이 음식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과 같다. 

또 가섭 부처님 때 두 형제가 도를 구하고자 출가하였는데, 한 사람은 지계, 송경, 좌선을 하였고, 한 사람은 단월들을 널리 찾아다니면서 복업 수행을 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셨을 때, 한 사람은 장자의 집에서 태어났고, 한 사람은 흰코끼리로 태어나서 도적들을 물리칠 정도로 힘이 셌다. 장자의 아들은 출가하여 도를 배워, 육신통을 얻은 아라한이 되었다. 그러나 복이 부족해서 음식을 얻기가 어려웠다. 매일 발우를 들고 성안으로 들어가 걸식을 했지만 항상 음식을 얻지 못했다. 
어느 날 탈박하러 간 도중에 흰코끼리가 있는 곳에 도달했다. 왕이 코끼리에게 갖가지 풍족한 물건을 공양한 것을 보고 코끼리에게 말했다. “나와 너, 우리 둘 다 죄가 있구나.”
이 말을 들은 코끼리는 뭔가 맺히는 바가 있어서 3일 동안 음식을 끊었다. 코끼리를 보살피는 사람이 두려워서 그 아라한을 찾아가 물었다. “도대체 무슨 주문을 걸었습니까? 왕의 코끼리가 병이 나서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아라한이 대답했다. 
“그 코끼리는 과거생에 내 동생이었소. 가섭부처님 시대에 함께 출가하여 수행을 했다오. 나는 지계, 송경, 좌선은 했는데 보시를 하지 않은 반면에, 동생은 단월들을 두루 찾아다니면서 각종 보시를 했지만 지계, 학문 등을 하지 않았소. 지계, 송경, 좌선을 하지 않은 과보로 지금 이렇게 코끼리로 태어났고, 크게 보시를 한 까닭으로 음식을 모두 구비하고 각종 물질이 풍부하다오. 나는 단지 도를 행하고 보시를 하지 않은 까닭으로 지금 비록 출가하여 득도하였지만 걸식을 해도 음식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오.”
이런 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인연이 같지 않기 때문에 비록 부처님 재세시에 태어나더라도 기근을 겪을 수 있다.」

불교에 입문하고 난 후 자주 들었을 거다.  ‘사람 몸 받기 어렵다’는 것과 ‘정법 만나기 어렵다’는 말씀과 맹구우목(盲龜遇木: 눈 먼 거북이가 천년에 한 번 물위로 올라와 숨을 쉬는데 때마침 바다 위를 떠돌던 구멍 뚫린 나무토막을 만나 구멍에 목을 넣고 쉰다는 이야기)의 우화다.
육도윤회를 믿고 삼세인과를 믿는다면 우리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부처님과 같은 세상에 나도 불법을 만나지 못하는 이들과 비교하면 2600년이나 지난 지금 우리가 불자됨이 또 얼마나 귀한 일인지 가늠이 된다. 게다가 사상의 홍수시대, 불법을 빙자한 삿된 견해가 항하사 모래알처럼 많다고 하는 이 시대에 정법에 의거해서 수행하기란 얼마나 귀한 일인가. 
현세의 고통 혹은 현전하는 고통뿐만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끝없는 윤회의 고통’을 철저하게 이해하여, 복과 지혜를 골고루 수행하는 행복한 불자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3) 부처님 재세시에 만들어진 계를 현대인들이 지킬 수 있는가?
    (法鼓文化編輯部 受戒50問 중)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때 제자들에게 마땅히 ‘계로써 스승을 삼으라’는 가르침을 남기셨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후, 각 지역마다 언어와 생활풍속 등이 달라서 후대의 제자들이 계율을 해석하는 방법에 분파가 일어났다.  
이 문제에 관해서 우리는 사실상 다음과 같은 사유를 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계를, 현대인들은 어떠한 태도로 받아들이며 수용해야 할까? 

● 불법은 불변하는 것
불교가 오늘날에까지 전래된 것으로 보면 이미 세계성을 지닌 종교임이 입증되었다. 유구한 역사 가운데 불교는 시대에 의지하고 각 지방의 서로 다른 언어, 풍속, 문화 등에 순응하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므로 각 지역의 불교도들이 존중하고 따르는 율은 당연히 차이가 있다.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계율은 본래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만들어진 것이고, 시대적 필요성에 부응하여 제정된 것이며,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것이므로 영구히 변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우리가 계율이 제정된 배경과 각 계조항의 핵심 정신을 충분히 이해할 수만 있다면, 불교의 모양이 어떻게 변화하든, 각 지역의 문화차이가 어떠하든, 시대변화가 어떠하든 상관없이 한 가지 확실히 불변하는 것은 ‘부처님께서 발현하신 진리’와 ‘부처님께서 품으신 자비’임을 알게 된다. 
이 기준에 근거하여 현재의 시간과 공간 혹은 환경 등을 고려하여 어떻게 계를 지킬 것인지를 생각하면 곧 그 정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마음과 계는 서로 상응한다
부처님께서 계율을 제정하신 것은 불제자들의 심신을 보호하고, 안전과 청정을 획득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 외에도 계율이 대표하는 의의가 무엇인지를 잘 이해해야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처한 그 자리의 시간과 공간 및 환경에 수순하는 진정한 지계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표면적인 형식에 그칠 뿐이다. 
더구나 계율은 속박이 아니다. 진정한 지계는 마음과 계상이 함께 상응하도록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불법이 우리의 말과 행동 속에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널리 펼쳐지게 된다.

(4) 지계는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가?    (法鼓文化編輯部 受戒50問 중)
어떤 사람들은 불교를 배우고 계를 받고 난 후부터는 몸과 마음의 행위가 아주 크게 변화된다. 예를 들면,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거나, 채식을 하거나, 쇼핑이나 오락 등을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어서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한다. 그러면 가까운 친구들은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끼거나 친구의 변화에 잘 적응을 못하기도 한다. 
계를 받은 사람도 집에 돌아가서는 뭔가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가족이나 환경이 잘 적응이 안 된다는 그런 기분도 들고, 뭔지는 모르지만 청정하지 않은 번뇌로 가득 찬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이것은 학습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으로써 천천히 체험하면서 조정해 나가야 하는 것들이다. 

● 사회규범과 생활 존중하기
계를 받고 난 후에는 계율의 척도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달아보는 저울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가족이나 사회에 대해 사찰환경과 같은 요구를 할 수는 없다. 가족들이 나로 하여금 불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가족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내야 한다. 
재가수행자는 비록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 내지 보살계를 받았더라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환경에서 생활해야 하므로 여전히 가정을 근본으로 여기고, 가정윤리와 사회규범생활을 존중해야 한다. 
그래서 불교는 혼인생활과 여가시간의 휴식이나 오락을 금지하지 않고, 직업과 관련한 사회적 교류나 교제 등에 반대하지 않는다. 
단지 계법을 통해서 수행자에게 일깨우고자 하는 것은 쉽사리 번뇌를 일으키는 욕망을 절제하고, 생활은 최대한 담박하게 하여 사치하거나 화려함을 추구하지 말며, 시끄러운 곳이나 색色의 장소에 출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러한 절제의 출발점은 개인의 몸과 마음을 평안하게 보호하고 가정을 행복하게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 자신이 계를 지키는 좋은 점이 주변에 공유된다 
계를 지키는 행위를 통해서, 점점 각 계 조항의 의의를 깊이 이해하게 되고, 자기의 심신상 그리고 생활상에 일어나는 변화들을 점점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불법을 배우고 계율을 지킴으로써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친구들은 그러한 나를 통해 수행의 좋은 점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나중에는 연습 삼아 불법을 가까이 하고 이해해 보려는 마음을 내게 되고, 심지어는 같이 가서 배우고 싶은 그런 마음까지 일으킨다. 
이것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지계는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리의 생활을 더욱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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