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시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詩 "냉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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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詩 "냉이꽃"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7.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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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꽃

                                  이 병 기 (1891~1968)

  밤이면 그 밤마다 잠은 자야 하겠고 
  낮이면 세 때 밥은 먹어야 하겠고 
  그리고 또한 때로는 시도 읊고 싶고나 
  
  지난 봄 진달래와 올 봄에 피는 진달래가 
  지난 여름 꾀꼬리와 올 여름에 우는 꾀꼬리가 
  그 얼마 다를까마는 새롭다고 않는가 
  
  태양이 그대로라면 지구는 어떨 건가 
  수소탄 원자탄은 아무리 만든다더라도 
  냉이꽃 한 잎에겐들 그 목숨을 뉘 넣을까

 

 

가람 이병기 시조시인은 시조와 현대시를 동질로 보고 시조창(時調唱)으로부터의 분리, 시어의 조탁과 관념의 형상화, 연작(連作) 등을 주장하여 시조 혁신을 선도하였다. 
첫째 수에서는 시중 화자의 자연과 삶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당시의 모습을 알기 쉽게 표현하고 있다. 둘째 수에서 자연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자연의 변화 해마다 꼭 같은 꽃과 꾀꼬리 소리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노래하고 있다. 셋째 수에서 인명과 자연을 파괴하는 수소탄과 원자탄은 결국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을 파괴하는데 자신들이 만들어낸 문명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 아무리 발달한 문명이라도 들판의 작은 ‘냉이꽃’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는 없을 정도로 보잘 것 없는 것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점점 문명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과 생명의 존엄한 가치에 대해 아파하고 있다. 생명존중사상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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