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의 가을 (김 공 천 (1922 ~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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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의 가을 (김 공 천 (1922 ~ 1987))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8.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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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詩

억새꽃 머리 푼 땅
바람 좇아 치닫는다

오름들 골짜기들
하늘 향한 물결의 향연 

바위도 떠 흐르고파
매인 발을 구른다

 

감밭(柿田) 김공천 시조시인은 제주도 성산읍 신풍리 출신이다. 1982년 제주여고 교장시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1984년 제주시조문학회를 창립 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시조집 『한라(漢拏)의 바람노래』 서문을 쓴 리태극은 “김공천 시인은 젊었을 때에는 일본의 고유시인 ‘와까’를 지어 상당한 경지에 이른 시재(詩才)”를 갖추었다고 언급하면서, “계절과 자연,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느낀 바를 꾸밈없이 시작화”하여 “실감 있고 시인의 삶의 자세와 체취가 느껴져 친근감을 자아낸다”고 평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평소 생활을 바탕으로 계절과 자연, 일상에서 소재를 취하여 진솔하게 그려냄으로써 친숙하고 단아한 품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 시조도 제주의 억새꽃 들판을 노래하고 있다. 깊이 들여다보면 자연처럼 살고 싶은 해탈의 경지에 오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바위도 떠오르고파 매인 발을 구른다’는 종장은 감탄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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