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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칼럼 - 조국(曺國) ‘쇼크’
임 창 준<논설위원·전 제주도기자협회장>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서 조국(법무부장관 후보)의 참담한 행태에 나라가 온통 들끓고 있다. 권력의 최고기관인 검찰총장을 거느리며 국법의 기강을 다잡아야 할 법무부장관 후보가 자기 자녀를 3개 대학과 대학원을 시험한번 거치지 않고 입학시키고, 50억 원이 넘는 부자 아버지의 딸은 학교에서 시험성적이 유급됐는데도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다른 가난한 학생이 받아야 할 장학금을 가로챈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조국은 문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청와대 민정수석이란 거대한 권력을 휘어잡았다. 문 대통령이 아끼는 심복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민정수석은 각급 장‧차관과 공기업 사장 후보, 심지어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 인사 등을 검증하고 주요 정책을 입안하는 등 위치가 달걀의 노른자다. 조 후보의 자녀입시부정, 수상한 사모펀드 투자. IMF 외환위기 때 부동산 투자논란 등의 문제가 연일 언론에 터지자 국민들의 실망감은 커져만 간다. 양파 까듯 까다보니 별의별 일이 일어나고 있다. 
 조 씨의 손을 거쳐 대통령에게 올라간 인사명단은 그대로 지명됐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에서 16명 장관급 후보자들이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도 대통령은 그대로 임명을 강행했다. 
 여기에 상도(想到)하니 문뜩 문 대통령의 취임사가 떠오른다. 취임사는 명문으로 당시 국민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그때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이끌어가야 할 동반자다.”,“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감히 약속드린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한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 했다. 국민은 특히 다음 대목에 열광했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고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시원시원했다. “저에 대한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다.” “문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이 명(名)연설로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는 80%까지 치솟았다.
 취임 2년4개월이 다된 요즘 과연 대한민국이 대통령의 취임사처럼 되고 있나? 여기에 많은 국민이 절레절레 목을 흔든다. 대부분의 정부부처·공공기관장 요직엔 친문(親文) 인사들이 엿가락 나눠먹듯 포진해 있다. 요즘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이란 말이 대유행이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을 견주어 나온 얘기다. 입으로는 정의와 공정을 외치고 다른 진영의 허물엔 칼날 비판을 했던 조 후보가, 뒤로는 반칙을 일삼으며 사익을 추구한 혐의가 불행하게도 드러나고 있다. 
 더욱 실망한 점은 조 씨가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으로, 오랫동안 우리사회에 대한 정의. 공정을 담론(談論)화 하고 그것을 사회의 그릇에 담아내려고 한 것이 실질적 행동으론 거꾸로, 언행(言行)의 불일치(不一致)같은 이중적·위선적 사례가 드러난 점이다. 한 예를 들면 조 씨는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자식의 장래가 결판나는 식인 게 우리사회의 큰 병폐”라며 금수저를 비판했다. 청년들의 분노에 공감한다며 공정과 정의를 말했다. 자기 딸이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한 직후였다. 말과 행동이 거꾸로, 표리부동(表裏不同)하니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검찰이 갑자기 자기 최고위 상관이 될 조 법무부 장관후보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런 일도 대한민국에서 처음 본다. 그 이유를 두고 갖가지 억측과 설(說)이 난무한다.  
 “금수저로 못 낳아 준 내 자식 미안하다.”- 요즘 이 땅의 보통 부모들은 ‘조국 사태’를 보면서 기죽은 채 허탈해하며 독백한다. 우리사회의 어둡고 슬픈 민낯이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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