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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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9.2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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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꽃을 꺾는 일에만 팔려
마음에 끈질긴 집착을 가지고
욕망에 빠져 허덕이는 사람은
마침내 죽음의 악마에게 정복당한다.


남편을 존경하는 여인 이야기 
(Patipujjika Kumari Vatthu)

 

삽화 김대규 화백제하 스님의 법구경 이야기에 그림을 그려주고 있는 김대규 한국화가는 1987년 광주 남도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후로 미국과 중국, 인도, 네팔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걸쳐 총 20회의 개인전을 가진 중견화가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 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로 지난 2010년에는 제주아트센터에서 3시간에 이르는 수궁가를 완창했다. 저서로는 시화첩 “지금도 부르고 싶은 사랑가”, 판소리수궁가 사설집 등이 있다. 현재 사단법인 로천 예악진흥협회 이사장으로 있으면 우리 예술의 깊이 있는 매력을 전하는데 힘쓰고 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빠티뿌지까와 연관된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빠티뿌지까는 사위성 출신으로 열여섯 살에 결혼하여 네 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덕이 있고 너그러운 성품으로 수행자들에게 물, 필수품 등을 공양 올리는 일을 큰 기쁨으로 삼았습니다. 또 자주 정사를 찾아 도량 청소를 하고 물 항아리에 물을 채워놓고 다른 잡다한 일을 하곤 했습니다. 그녀의 손길로 정사는 수행자들이 수행하는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빠티뿌지까는 자띠사라 (jatissara,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는 능력)를 갖고 있었기에 자신이 도솔천에 살 때 큰 부호인 말라바린의 여러 명의 아내 가운데 한 사람이었는데 그들과 함께 정원에서 꽃을 꺾으며 즐겁게 놀다가 홀연히 죽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수행자들에게 공양을 올리거나 다른 선행을 할 때면  언제나 다시 말라바린의 아내로 태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어느 날, 빠티뿌지까는 갑자기 아팠고 바로 그날 저녁 죽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발원한대로 도솔천의 말라바린의 부인으로 태어났습니다.
말라바린과 그의 부인들은 여전히 정원에서 꽃을 보며 즐겁게 놀고 있었고 그녀만 홀연히 사라졌던 것이었지요.
빠티뿌지까가 나타나자 말라바린은 아침 내내 어디에 있었기에 안 보였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가 그간의 일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마침내 도솔천에 태어났노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말라바린은 인간의 수명에 대해 물었습니다. 빠티뿌지까가 백년이라고 하자, 말라바린은 “인간들이 태어나서 그렇게 짧은 시간 산다면 그들은 시간을 빈둥거리면서 보냅니까, 보시 등의 공덕을 쌓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빠티뿌지까는 “인간들은 늙음과 죽음이 없이 무수한 세월을 사는 것처럼 방일합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말라바린은 크게 동요하며 “당신이 말 한대로 인간들이 태어나 겨우 백년을 사는데 -인간의 백년은 천상의 하루 밤낮에 해당한다. 천상인의 수명은 천상의 시간으로는 천년이고, 인간의 수로 계산하면  3,600만년이다. - 그런 곳에 살며 정신을 차리지 않고 빈둥거리며 방일하게 보낸다면, 언제 그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겠습니까? 하고 한탄스러워 했습니다.   
한편 기원정사의 수행자들은 빠티뿌지까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몸이 비통해하고 슬퍼했습니다. 그들은 부처님께 그녀가 아침에 공양을 올렸는데 저녁에 죽고 말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목숨은 짧다. 그들이 자신들의 감각적 욕망에 만족하기도 전에 죽고 만다.”라고 하시며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가르침이 끝나자 많은 사람들이 흐름에 든 경지 등을 성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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