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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유적기행- 거대한 건축미 구현한 ‘언덕 위의 승방’ 깨달음의 철학과 만다라 지상에 수놓다보로부두르 /이정하(기행작가)

경이롭고 장엄한 불교이야기
말없이 천년의 가르침 주고 있어
궁극의 깨달음에 대한 불교철학
소승 대세인 남방에 대승 꽃피워

 

언덕위의 승방이라는 뜻의 보르두부르는 1200년전 자바인들이 불교철학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불교미술의 최고미를 보여준다.

세계 최대의 불교사원, 두 강이 만나는 성스러운 땅에 고대 자바인들은 가장 위대한 부처님의 나라를 건설했다. 이름하여 보로부두르,. ‘언덕 위의 승방’이라는 뜻이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위대한 붓다라는 뜻으로 Boro-Budur에서 기원했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승방이라는 소박한 의미와는 다르게 만다라를 구현한 압도적인 규모와 놀라운 건축기술로 보는 눈을 의심케 한다. 그리고 내부 시설은 기도나 수행처라고 하기 보다는 거대한 불교의 세계를 구현한 거대한 불탑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싶다. 단일 불교건축물로는 세계에서 최대규모다. 

회랑에서 만나는 문


이 불교유적은 돌 위에다 조각을 새긴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먼저 돌에 부조를 새기고 옮겨와서 조성한 정교한 집합체적 통일성의 산물이다. 보르두부르에는 현재 504분의 부처님이 사바세계를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다. 조성은 욕계와 색계를 지나 상층부로 가면 무색계에 이른다. 완전한 해탈에 이른 부처님은 수투파가 올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다. 

궁극의 해탈에 이르는 탑


4층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화랑에 새겨진 부조는 시계바늘 방향으로 부처의 탄생을 비롯한 그의 일생과 행적, 가르침이 정교히 그려져 있다. 욕계가 나타나는 사원 아래층의 회랑은 농사짓는 사람, 병고치는 사람, 시장의 흥정하는 사람, 길에서 강도를 당하는 사람 등등이 생생하게 조각되어 있다. 유적 벽의 돋을새김들은 열반을 향하는 깨달음의 단계를 나타낸다. 둘째 단은 석가모니의 생애와 본생담을, 다음 단에는 대승불교 경전에 실려 있는 한층 철학적인 주제를 형상화하였다. 제일 밑의 4각형 1변 길이는 112m 가량 되고, 전체 높이는 약 31.5m 정도이다. 전체 건조물은 하나의 거대한 돌 위에 놓여 있으며, 사방의 각 중앙에는 다음 단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내부에 방은 없으며, 4각형 단은 모두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안에는 아득한 옛날에 성불했다고 하는 5구원불상이 안치되어 있다. 또 하나의 불가사의는 제일 아래쪽 기단이 아직까지 숨겨져 있는데 미래를 예언하는 부조들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보로부두르사원은 힌두사원과 소승불교가 대세를 이룬 동남아시아에서 대승불교의 사상적 기반과 밀교적 건축양식을 가진 매우 독특한 대승불교 기념물이다. 케두평원에 우뚝 솟은 이 사원은 불교 세계관을 재현한 독특한 사원구조와 건축양식으로 사원의 방문객들에게 종교수행과 체험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보로부두르사원의 경이로움은 그 불가사의한 건축양식과 위용에서 뿐만 아니라 사원의 역사를 통해 그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다. 약 100여년의 과정을 거쳐 850년경 완성된 이 사원은 고대 자바문명의 영화를 함께하다 인근 머라피화산의 대폭발과 함께 화산재에 묻혀 전설 속의 사원으로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사라져 원주민들의 전설 속에서 머문 천년의 은둔을 마치고, 200년 전 식민지 시대의 네덜란드인들의 탐험으로 되살아나 우리 곁으로 다가온 사원이다.


보로부두르는 그 자체가 불교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1,460개의 부조에 새겨진 불교경전과 붓다의 전생이야기를 포함한 불교설화는 유유한 이야기의 강물을 이룬다. 이 장엄한 부조의 파노라마는 무한한 지혜와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그림을 통해 가능케 하겠다는 고대 자바인들의 도전이자, 자바인들이 기획한 종교적 체험의 한 방편인 것이다. 특히 제2회랑과 제3회랑에 걸쳐 부조된 부조는 불교사상의 정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며, 불교인들에게는 신심의 고양과 종교적 체험, 비종교인에게는 극치의 예술체험을 선사하는 보로부두르사원 부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회랑을 따라 욕계에서 색계를 지나 무색계와 해탈로 이어지는 철학적 주제를 각인햇다.


보로부두르사원의 부조의 파노라마는 화엄경 등 대승불교 경전에 기반한 스토리와 부처의 전생담, 수많은 보살들의 이야기, 그리고 선재동자의 구도여정을 고스란히 그려낸 화엄경 입법품계 부조, 미륵보살에 대한 염원과 가르침을 담은 부조들은 우리에게 불교가 가진 풍부한 인류문명의 원형들이다. 
자바섬에서는 서력기원과 함께 전파된 힌두와 불교가 전성기를 구가한 고대 문명의 중심지이자 교차로로 수많은 힌두, 불교유적들이 남아 있다. 특히 14세기부터 이슬람문명을 받아들이기까지 1,500년 동안 힌두문명을 유지하며 수많은 유적을 탄생시킨 힌두자바문명을 꽃피운 동남아 문명사의 커다란 축이었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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