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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시 "빛과 그늘-강통원"

빛과 그늘

강통원 (1935 ~2016)


빛이 지면에 
스며든다.
지면에 스며들어

땅 속에 숨어 있는 것들을
모두 몰고 나온다.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이슬이 내리며
어떤 것은
이파리로 피어나고
봉오리로 맺히고
어떤 것은
가지로 뻗치면서
열매로 매달면서
빛은 다시
지상의
온갖 물상들을 붙들어
제 취향과
제 인상을 전달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향유한다
그러면
그 시간과 공간이
빛이다. 
그늘이다.

 

강통원 시인은 서귀포 중문동에서 태어났다. 1977년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제주대 영문학과 교수로 정년퇴임 했다. 한국예총 및 한국문협 제주지부장을 맡아 제주문화예술 및 문학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제주의 사물과 실상을 제재로 하여 형이상학적인 시의 세계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태도를 보여줬다. 11권의 시집을 상재할 정도로 많은 시를 썼다. 위 시는 1978년 첫 시집 <무적> 제일 앞에 있는 시이다. 시적 화자는 빛은 모든 생명의 탄생의 원천임을 형상화하고 있다. 빛이 땅에 스며들어 씨앗을 깨우고, 비와 만나 새싹이 나고 그것은 자라서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한다. 그리고 다시 시간과 공간을 향유한다. 그렇기 되기 위한 것이 시간과 공간이고, 빛이고 그늘이다. 어쩌면 지수화풍에 의한 생명 탄생의 우주 현상의 철학을 어렵지 않은 시어로 노래하고 있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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