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턱에 들어서는 입동 날 해넘이의 바톤을 이어받는 전통한지 등이 불을 밝히면서, 제주시 구도심 산지천 일대를 화려하게 장엄했다. 빛으로 전하는 행복 제3회 등축제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성황리에 열렸다.
2천여 개의 소원등을 밝히고, 관세음보살등, 용등, 사자등, 연꽃등, 가마등 등 30여개의 대형 장엄등이 밝은 빛을 내었고, 산지교 양쪽 입구에는 커다란 촛불등도 마음을 밝혔다. 손과 손이 이어진 정성의 손길로 어둠을 밝히는 등은 따스함을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주었다.
힘차게 흐르는 산지천의 물위에 띄운 5백여 개의 유등도 서로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은은하면서도 밝은 빛으로 산지천 일대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재롱둥이 아이들도 엄마. 아빠와 함께 나들이 나온 젊은 부부들, 옛추억이 그리움으로 다가오면서 산책 나온 어르신들, 간간이 외국인들도 색다른 축제를 만났다. 정성스럽게 만든 한지 등을 감상하고 전통문화를 한껏 느낄 수있는 기회를 만나 빛으로 전하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첫날 개막식에서 도내 사찰의 대덕스님과 여러 스님, 기관단체장, 신행단체, 합창단, 재가불자들과 도민들이 함께 한 제3회 등축제를 축하했다.
이날 제주불교신문사 대표이사 허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 주지)은 인사말에서 “등불을 밝히는 것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지혜를 얻는다는 의미와 더불어 모든 사람과 생명들에게 마음의 환한 빛을 갖게 하는 것으로서 ‘희망’을 상징한다.”면서 “제주의 독특함과 우리의 전통 등문화로 승화시킨 제주등축제를 통해 도민과 관광객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격려사에 나선 제주불교연합회 부회장 관효 스님은 “지혜의 등은 보기만해도 머리가 맑아지고, 따스한 마음을 갖게 한다”며, “오랜 시간과 노력, 정성을 담은 전통 한지 등이 전통문화를 빛내고 어둠을 밝히는 환한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성태 행정부지사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대신한 축사에서 “30년간 부처님의 가르침을 홍포하기 위해 창간한 제주불교신문의 30주년을 축하하며, 탐. 진. 치를 사르고 참 나를 찾고 자비와 상생의 등불을 켜, 어둠을 밝혀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서 제주특별자치도 의회 김희현 부의장(길상회 회장)은 김태석 의장을 대신한 축사에서 “형형색색의 등불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따뜻한 손길과 정성이 함께 한 수작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다.”라며,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어둠을 밝히는 축제가 되고, 밝고 아름다운 등불이 가슴에 뜨거운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발원했다.
한편 개막식에 앞서서 식전행사에서는 공연무대가 마련되었는데, 첫 무대에서는 제주아라리예술단 박선정 단장 외 6명이 난타로 ‘내 나이가 어때서,’를 선보였고, 현충하 가수의 ‘닐 모래 동동, 님아’를, 신수아 가수의 ‘동백 아가씨, 한 많은 대동강아,’ 이어서 양차순의 민요무대에서는 ‘새타령과 창부타령,’을 불러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구암굴사 해조스님은 ‘보현행원과 게송’으로 무대를 다양하게 연출했다.
첫날 개막식에 이은 등축제는 둘째 날에는 제주아라리예술단이 ‘난타와 부채춤, 색소폰 연주로 ‘진짜 진짜 좋아해, 짚세기 신고왔네,’로 공연무대를 수놓았다.
마지막 날에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참여한 노래자랑은 등축제에 참여한 관객들에게 흥겹고 즐거운 시간을 제공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등축제에 참여한 용진이 엄마는 “밝고 건강하게 가족들이 무사무탈을 기원한다면서, 등축제가 장엄한 축제가 되도록 도민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혜금강이라는 법명을 가진 분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삶이 힘들어도 등불 밝히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맑은 기운과 함께 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마음을 다지게 된다”며, “축제인 만큼 도내 사찰들이 함께 참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등축제에 오고가는 발걸음엔 ‘건강한 삶, 업장소멸, 가정화목, 무사무탈, 소원성취, 맑은 기운이 가득하기를…. 소원성취의 기원문이나 발원문이 등과 함께 하면서 장엄하고 화려한 등축제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