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과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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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과 정성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12.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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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 대기자가‘새로 쓰는 불교통신’〈30〉

소금에 절인 야채를 뜻하는 침채(沈菜)라는 말에서 오늘날 김치의 어원을 찿을 수 있을 것 같다.
김치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될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옛 사람들은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지혜를 동원했던 것이 말려서 저장하는 일이었다. 건조를 통해서 수분을 증발시켜 부패를 막았으니까. 후에 사람들은 소금으로 절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다음 단계로는 발효를 시키는 식품저장법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염장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이용해서 식품을 절이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 김치의 시작이었다. 
맛은 어떨까?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 등 다섯 가지 맛을 내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단백한 맛과 발효에서 얻어지는 훈향을 더하면 일곱 가지의 독특한 풍미를 갖추고 있고, 게다가 담그는 사람의 손맛과 정성이 녹아나 있어서 세계적인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겐 김치 없으면 못산다고 하면, 좀 어색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나이든 사람이 외국에 며칠동안 여행이라도 할 때면, 하루만 지나도 절로 김치타령을 하게 된다. 
김치는 단순한 반찬을 넘어서 그 자체로 다른 요리의 재료가 된다. 김치국수, 김치국밥, 김치전, 두부김치, 김치해물전 등 언제나 미각을 즐겁게 해 주는 식품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갈등이 오간다. 아내는 ‘꼭 해야 하느냐’고 불평이고, 어머니는 ‘이게 다 정성이라’고 한다. 명절과 제사를 두고 반복되는 레퍼토리가 아니다.
김장철을 맞아 벌이는 신경전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김치의 공동체’를 이어 가야한다는 정통파와 편리함을 택하겠다는 ‘김장 포기족’이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품안을 떠난 자식에게 김치에 사랑과 정성을 담아 보내면 그 정성이 어떤 마음으로 보낸 것인데 고맙게 잘 먹겠지 하고 연락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자식들은 맞벌이라 외식이 많다보니, 보내주신 그 많은 김치를 다 소화하지 못하니, 낭비가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세대별로 인식차가 큰 게 현실이다. 하지만 전통의 우리 김치는 내리 사랑이며, 손맛과 정성이 듬뿍 녹아낸 훌륭한 식품이다.
도내 사찰의 봉사단들이 정성껏 담근 사랑의 김장김치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겨울나기에 훈훈한 정을 불어넣고 있다. 김장나누기에 동참하는 불심이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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