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규 화백의 나의 수행록 "제6장 수행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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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규 화백의 나의 수행록 "제6장 수행자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12.2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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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 그를 스승으로 모시는 불제자들의 진지한 수행자세를 살펴보면 그 치열한 구도열에 감탄하게 된다. 
그들의 수행생활을 내외적인 면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이해가 더 쉬울 듯 하다. 
외적으로는 그야말로 소욕지족(少欲知足)을 즐기며 숲속이나 동굴 등 인적이 드문 곳에 사는 것을 지향하며 혼자 지내는 것을 볼때 당시 환경과 풍토가 수행에 밀접한 관계를 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외딴 곳에서의 홀로 지내는 삶을 통해 모든 속박을 벗어나는 ‘공 (空)’의 경지를 갖고자 했는데 이것은 후기 대승불교의 ‘무소유’나 ‘공(空)’같은 단순한 사변적 개념이기보다는 초기불교이래로 수행자들의 출가수행을 주관한 실천적 체험의 소산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들의 수행 자체의 내면적인 것으로서는 붓다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포함한 깨달음의 내용과 붓다처럼 되고자 하는 염원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의 그 진리를 표현하기를 ‘불사 (不死)의 도’, ‘적정(寂定)의 도’, ‘청정(淸淨)의 도’, ‘최고의 진리’라 하며 이를 열반(涅槃)이라 일컬었다. 또한 그들은 열반의 경지를 언어적으로 이같이 표현한 것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어 여기 나열해 본다.
그것은 괴로움을 소멸시켰다거나, 번뇌로부터 벗어났다거나, 윤회로부터 벗어났다거나, 속박에서 해방되었다거나, 죽음의 세계를 초월하였다거나, 할 일을 다했다거나, 최고의 편안함에 잠겼다거나, 마음이 청정했다거나, 죽음과 삶을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거나, 붓다의 가르침을 실현하였다는 것 등이다. 
수행자여! 그대는 이중에 어느 것에 공감하며 어느 것을 실천하고 있는가? 나는 이중 어느 것도 아직이다. 그러나 확신한다. 이 숨이 있는 한 도달하기 위한 수행을 놓지 않을 것을.
그러니 수행자여!
최소한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동안이라도 스스로 자제할 수 있고 만족할 수 도 있고 의혹을 초월하는 승리자가 되어 두려움을 없애버리고, 선량하고 완전한 평안의 순간을 이루라.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수행자여! 잠자는 방에 배암이 들어와 있어도, 독한 산중 모기떼에 물려 온몸이 가려워도, 현기증에 세상이 캄캄하여 어지러운 공포에 묻혔을 때도, 낯선 외국에서 길을 잃고 홀로 헤메이다 넘어져 부상을 당했을때도, 노후에 가족을 잃고 홀로 임종을 맞는다 해도, 스스로를 다스려 완전한 편안을 이루어 자신을 확립하였기를...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수행자여!
지혜를 갖추고 선행을 실천하여 안정된 마음으로 명상을 즐기고, 정신을 가다듬어 음식을 적절히 먹는다면, 능히 탐욕을 끊고 시원한 샘이 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우거진 숲의 맑은 구름 빛이 화려한 신산에서 즐거우리... 그것은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상일 수 있다.
그러니 수행자여!
듣고 배우는 일은 인간이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밥을 먹듯 일상으로 해야 하는 일중의 하나이며 그것은 선(善)한 일임을 알고 그때그때 되새겨야 한다. 
또한 도리(道理)를 탐구하거나 불전 (佛典)에 경례하거나 홀로 머무는 일 등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수행자만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수행자여!
떨쳐버리고 일어나라. 돈도 가져가지 못하니 떨쳐버리고, 명예도 가져가서 쓸 수 없으니 헤어나야 하며 사랑도 가져갈 수 없으니 놓아 버려야 하니, 쓸모없는 것들에서 벗어나 수행자여! 선정에 들라.
수행자여 정진하라!
빗방울이 하늘에서 쏟아져 바람에 휘몰아치는데 번갯불이 하늘을 가른다. 그러나 수행자여 사념(思念)이 고요하고 마음이 고즈넉하구나.
수행자여!
마음이 나태하지 않고 한결같은 정진으로 도를 실천한다면 고요함으로 돌아가 늘 마음이 맑게 깨어 있을 때 이미 슬픔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수행자여!
쾌락에 대한 욕망, 해치고자 하는 악의(惡意), 편하고자 게으른 아둔, 작은 흥분이나 꼬인 의심은 결국 슬픔을 가져다 주는 원인일 뿐 수행자여! 그대에게는 이미 존재하지 않음이다. 
수행자여!
수행하는 훌륭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선한 일이다. 의혹을 끊어 내고 지혜는 본래 중대하니, 이를 취한다면 어리석은 자도 현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그 자체가 선이다.
수행자여!
앉으라. 그리고 거룩한 고요를 지니시라. 오온(五蘊)이 아닌 자신을 만나는 성스러움으로 행복의 길을 발견하시리다.
사두 사두 사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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