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평등 기초한 자비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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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평등 기초한 자비 실천”
  • 강석훈 기자
  • 승인 2005.10.23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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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책 보완적 역할 탈피 활로 모색 시급

자원봉사자 전문성 확보위해 지속 노력해야



   
 
   
 
사찰 및 불자들의 효율적 자원봉사를 위한 ‘사찰 자원봉사’특별강연이 지난 14일 사찰 봉사단체와 신행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약천사(주지 원조스님)에서 열렸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순회교육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특강에서는 이용권 사무국장의 ‘불교 사회복지와 자원봉사 이념’, 민순옥 복지계장의 ‘자원봉사자의 역할과 자세’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특강 내용을 요약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불교 사회복지와 자원봉사 이념(이용권 사무국장·조계종 사회복지재단)=198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불교계에 사회복지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예방적 사회복지를 위한 이용시설 증가와 함께 불교계의 사회복지사업이 활로를 찾게 됐고, 현재 타 종교계의 사회복지 활동과 비교해 이용시설 및 운영 면에서 뒤지지 않을 만큼 양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불교계가 사회복지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국가적 현상과 불교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통한 포교역량 증대, 현실 도피적이고 비사회적인 종교라는 이미지 쇄신이라는 불교계 내부의 반성에 기인한다.

현 시점에서 불교계의 사회복지사업은 국가복지 정책이나 사업의 보완적 역할에서 벗어나 그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그동안 불교사회복지는 연기론의 사회성인 자비·보시·복전 등을 기반으로 전개됨에 따라 정부의 복지프로그램을 보완하거나 사회복지활동의 동기부여 정도에 머물러 시범적·선도적인 양질의 복지사업은 요원할 수밖에 없었다.

불교의 평등사상은 일반 사회복지가 우선적 목표로 하고 있는 ‘경제적 평등’은 물론 인간의 욕망과 집착을 버려 청정한 마음에서 상호 무주상 보시를 통해 현상세계의 평등을 이룰 것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대지론은 자비를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는데, 중생연(衆生緣) 자비, 법연(法緣) 자비, 무연(無緣) 자비가 그것이다. 이 3종 자비의 근본 이념이야말로 불교사회복지의 실천 주체인 불교사회복지사(보살)와 서비스 공급주체인 시설·단체가 궁극적으로 나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자비 실천사상인 보시를 살펴보면 그 사실이 더욱 명확해진다. ‘우바새계경’ 권4에서 보시를 재시(財施), 법시(法施), 무외시(無畏施)로 나누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보시의 종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 개념을 의미한다.

자비와 보시사상의 이념이 정신재활과 궁극적 깨달음을 지향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생연자비나 재시가 없이 법연자비나 법시가 있을 수 없고, 그 이상의 무연자비나 무외시가 있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재시를 행할 때도 무주상 보시정신을 강조하듯 물질적인 것과 보이는 것을 행할 때도 그 종착역은 심법(心法)을 통한 성불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불교 사회복지활동의 주체인 개인과 기관·단체는 불평등하거나 불공정한 복지정책과 제도에 대해 연기론적 평등관을 기치로 적극적 개선운동에 매진해야 한다. 부도덕한 자본가들에 대한 정신교화를 통해 사회경제적 평등운동을 도모해야할 책무가 있다.

또한 질곡에 빠진 빈곤계층과 소외자들에 대한 물질적·사회적 구제와 함께 스스로 위대한 불성을 가진 삶의 주인공임을 끊임없이 일깨워 깨달음을 통한 자기 구원과 더 나아가 대승보살의 삶을 통해 타인을 구원해 가는 사회복지활동의 주체로 거듭나게 하는 과정이 바로 불교 사회복지 이념을 구현하는 게 불교 사회복지활동이다.

이제 양적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불교 사회복지 활동이 불교사회복지의 근본 이념에 충실하는 한편 정체성 확보를 위해서는 불교복지활동 전문가(불교사회복지사)와 복지기관, 단체가 스스로 이를 각성하고 노력해 선도적 복지활동의 주체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자원봉사자의 역할과 자세(민순옥 복지계장·조계종 사회복지재단)=자원봉사의 특징은 자발성·공공성·무급성·지속성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사회복지와 자원봉사 활동 영역 등이 급변함에 따라 조직적·지속적인 활동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자원봉사자는 개인적·사회적 역할이 크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경제적 안정·가족의 동의 등이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

봉사자가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이를 가장 먼저 간파하는 사람은 봉사 수혜자이다. 때문에 자원봉사자는 우선 가정에 충실하고 재적 사찰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하루를 30시간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자원봉사자는 우선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

현장에서 경험해 보면 자원봉사자간 갈등이 큰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자원봉사자의 연령층간 갈등은 상상 이상으로 심화돼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젊은층은 노인층 봉사자에게 순발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노인 봉사자를 존중해야 한다. 또한 노인층 자원봉사자는 스스로 모든 일을 하려 들지 말고 젊은층 봉사자들이 열심히 활동할 수 있도록 울타리 역할이 돼야 한다. 다시 말해 자원봉사는 자원봉사 과정에서 화합 정신을 배우는 수행의 장인 것이다.

아울러 자원봉사는 하나의 행위에 그쳐서는 안되며 반드시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노숙자를 대상으로 한 급식의 경우 자원봉사자는 단순 급식 제공을 넘어 그들의 마음자세까지 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급식장소·생활시설을 순회하며 봉사를 받기 때문에, 이를 방치할 경우 새로운 삶을 위한 도전 등 의식전환은 뒷전인 채 무료 급식이 습관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밖에 자원봉사활동시 봉사시간 엄수·업무 담당자와의 협조·규정된 복장 착용·봉사자 상호간 존중하는 호칭 등을 사용해야 하며, 봉사활동을 마칠 때도 대상자 또는 가족·시설에 대한 비밀누설 금지를 비롯해 물품 정리 정돈·개인 연락처 교환 금지·시설 담당자 업무에 대한 월권행위 금지·일지 기록과 평가회 등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효율적 자원봉사 활동을 위해서는 ▲책임감을 가져라 ▲활동에 관한 업무세칙을 받아라 ▲반응을 물어 보라 ▲자신의 한계를 알아라 ▲지원체계를 만들어라 ▲조정을 하라 ▲현실적이어야 한다 ▲무리하지 말라 ▲의무감 때문에 억지로 하지 마라 ▲새로운 활동을 하고 싶을 때를 알아라 등 10가지 사항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원봉사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또한 활동할 때 도반이나 시설 등 주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반성함으로써 독선과 오만에 빠지는 우려를 스스로 방지하고, 종교를 초월한 마음가짐으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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