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속 자연이 숨쉬는 도량‘판포리 통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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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속 자연이 숨쉬는 도량‘판포리 통천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2.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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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필 거사의 제주사찰사경

 

통천사

통천사로 가는 길목마다 차창 밖은 평화로운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선인장 열매를 따는 어느 촌노의 분주한 손길과 도로변에는 수확한 마늘을 말리는 노파의 모습들이 평화로움으로 다가온다. 
판포리 입구에 다다르면 돌담의 층층계단 위로 우뚝 솟은 통천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마을입구에서 바라 본 통천사는 불국정토의 외막을 맡아 불법을 수호하는 외호신장(外護神將)처럼 듬직하다. 
일주문 사이로 해수관음상이 객을 반긴다. 좌우에는 해상용왕과 남순동자를 거느리고 웅장하며 자애로운 눈길로 판포리 바닷가를 굽어본다. 중생의 온갖 소원을 다 들어주실 감로병을 꼭 움켜쥔 채. 
일주문에 들어서자 기념비와 공덕비가 서열 하듯 길게 늘어서 있다. 통천사의 오랜 역사를 짐작케 한다. 
통천사의 창건 역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화표(金化杓) 스님 당시인 1934년 연제거사(양경수)가 임야 176평을 시주함에 따라 창건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1986년 지금의 대웅전을 중창불사한 후 일주문을 새로 지었다. 이어 1997년 전 주지인 월령스님에 의해 단청불사와 요사채 증·개축 불사를 마무리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월령스님의 공덕비에는 ‘위법망구(僞法忘驅)로 법화호지홍통(法華護持弘通)과 교화불사(敎化佛事)에 전념하시다가 2003년 6월 7일 세수 68세 법랍 31세로 원적열반(元寂涅槃) 하시다’라고 쓰여 있다. 기념비와 공덕비가 길게 늘어선 모습에서 통천사의 오랜 역사를 짐작케 한다.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신 대웅전에는 수많은 사부대중들이 영산회상 법회를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구성한 영산회상도가 후불탱화로 봉안돼 법당에 광명을 환히 비추는 듯 하다.
주지실로 가는 2층에 다다르자 바람에 실려 온 제주바다의 갯내음 너머로 ‘천년의 섬’ 비양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내리쬐는 햇빛이 통천사 앞마당처럼 펼쳐진 판포리 바닷가에 굴절되면서 비양도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렇듯 통천사는 고향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부모와 자식들의 가교역할을 하는 푸근한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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