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제주불교4.3추모사업,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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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제주불교4.3추모사업, 이제부터 시작이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3.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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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이 72주년을 맞았다. 고통의 어두운 역사, 처절했던 제주4‧3의 아픈 기억을 가슴에 품고 통곡하며, 억압 속에 살아온 세월이 72년이 흘렀다. 참으로 기나긴 세월이 흘렀지만, 4‧3은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화산섬을 슬픔과 침묵으로 바꾼 4‧3의 광풍이 제주불교계도 엄청난 피해를 낳았지만, 그 피해를 완전히 밝히지 못하고, 지금도 그 진상을 밝히는 연구와 증언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방시기 제주불교의 사찰로 기록을 남기고 있는 곳은 82곳인데, 이 가운데 35개 사찰이 4‧3의 피해를 입었다. 강제매각, 전소, 법당 일부 소각, 불상 등 일체 전소 등 소개령 발령 이후 사찰의 전각을 사용할 수 없도록 불을 지르거나 파옥시켰다.
승려의 피해는 현재 16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승려 외 사찰 소속 인명피해도 있었다고 한다. 가해자는 토벌대이며, 피해 시기는 제주4‧3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1948년 10월 말부터 1949년 3월까지의 초토화작전 시기에 집중되어 있다.
72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불교계의 4‧3을 덮어두고 평화를 논할 수는 없다. 평화의 섬을 만들려면, 진실 규명이 바로 설 때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 제주불교도 제주4‧3 기억사업을 통해 제주도민과 제주역사를 함께하는 제주불교활동이 적극 필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제주4‧3에서 불교계의 피해는 논의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었다. 4.3사업에서도 소외되어 왔다. 70여년이 지난 지난해에야 겨우 제주불교4‧3추모사업회가 꾸려지고 제주불교4‧3추모위령재도 봉행되었다. 늦어도 너무나 뒤늦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자세로 하나하나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제주불교 4.3피해에 대한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추모와 위령 시설건립과 관련 사업들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리해서 가슴 아픈 제주4‧3에 대해 규명된 진실을 바탕으로 그동안 도외시되어왔던 생존자 유족들, 제주도민 전체 그리고 제주를 사랑하여 찾는 방문객, 평화를 추구하는 이들과 함께 불교적 치유방안을 고민하고 인간성 회복과 평화적 승화를 위한 제도적 사회적 공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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