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0 여성수행자들의 불교공동체, 철학보다 실천을 중심으로 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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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 여성수행자들의 불교공동체, 철학보다 실천을 중심으로 삼다
  • 이정하(여행작가)
  • 승인 2020.04.22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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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기행 -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수도원 야칭스(Yarchen Gar)

 

티베트고원에 바람이 분다. 고원에 부는 바람은 투명하다. 창공의 푸름이 투영되고, 숨을 곳 없는 고원분지에 서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된다. 진리의 바람, 자유의 바람, 시공을 넘는 사색의 바람.... 
길을 걸어 도착한 중국 쓰촨성 야칭스(Yarchen Gar)에선 누구나 마음의 고향에 안착한 본래의 자리를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그곳은 수행자들의 샹그릴라, 수행자들의 염원이 가득한 거대한 수행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야칭스는 15,000여명 수행자들의 공동체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적 수도원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공동체는 모두 비구니로만 구성된 곳이다. 
그러나 지난 해말 공개된 위성 사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2019년 8월부터 야칭스를 빠르게 허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야칭스에는 15,000여명이 수행하고 있으며, 계속 인구가 늘고 있다.
▲야칭스에는 15,000여명이 수행하고 있으며, 계속 인구가 늘고 있다.

 

런던에 본부를 둔 NGO 단체 자유티베트(Free Tibet)는 강 서쪽 인구 밀집이 모조리 해체되었다고 보고했다. 덧붙여 중국 당국이 관광객들에게 이 장소를 개방할 계획을 세웠으며, 이를 위해 여러 개의 호텔과 공원을 조성하고 도로를 넓혔다고 말했다.
중국의 야칭스 해체 작업은 지난 2019년 7월 본격적으로 감지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수많은 스님이 이곳에서 쫓겨났다. 이곳에서 보고된 추방건수는 2019년 여름 이후 3,000~6,000명에 이른다. 지난 2020년 2월에는, 야첸가르의 한 비구니스님이 수용소에 억류되었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야칭스는 높은 고원에서 내려 오는 강가에 세워졌다. 세계최대 비구니 수행자 공동체다.
▲야칭스는 높은 고원에서 내려 오는 강가에 세워졌다. 세계최대 비구니 수행자 공동체다.

 

야칭스는 1985년 라마야추 린포체가 이곳에 사원을 세우며 티베트 불교 성지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불자들이 가르침을 듣기 위해 모여 들었으며, 이때부터 집단 수행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현재 1만여 명의 스님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당국은 이 지역 통제를 위해 600명의 군인을 배치하였으며, 외국인 방문객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겨울이 되면 100일 동안 이 작은 오두막집에서 명상을 하면서 집중수행을 한다. 겨울 온도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진다.
▲겨울이 되면 100일 동안 이 작은 오두막집에서 명상을 하면서 집중수행을 한다. 겨울 온도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진다.

 

야칭스는 높은 고원에서 내려 오는 강가에 세워졌다. 파드마 삼바바의 전승을 통해 닝마파의 수도원으로 수행자들의 집은 동심원으로 모여 있다. 화장실과 우물은 공동으로 사용하며, 마을을 지나면 작은 개별 오두막이 초원에 흩어져 있다. 이 오두막들은 명상수행처로 앉은 자세로 한 사람이 들어갈 크기다. 
야칭스의 인구는 대략 15,000명인데, 비구니 스님들은 마을 중심에 거주하며 주민의 대다수를 구성한다. 남자들은 외곽에 거주한다. 이 불교공동체는 오전 4시 30 분에 모두 기상하며, 아침 식사는 오전 7시이다. 하루에 4~3시간씩 명상을 하며, 일부의 비구니 스님들은 공동 주택에서 거주한다. 

▲인근 언덕은 오체투지로 코라를 도는 수행자들이 항상 끊이지 않는다.
▲인근 언덕은 오체투지로 코라를 도는 수행자들이 항상 끊이지 않는다.

 

아무리 수행공동체라지만,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보니 상점이 들어서고 있는데, 식당과 숙박업, 목욕탕과 세탁소가 들어서 있다. 한 스님은 아예 200만원 상당의 땅을 구입해 집을 짓고 거주하기도 한다. 스님들은 이곳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당국이 집을 파괴하고 있는데, 불만이 크다. 중국당국은 이곳에 인구가 유입되고, 외국인 등 외부인의 출입이 달갑지 않다. 이곳을 방문한 외지인은 30분이상 머물지 못하게 하고 있고, 숙박자의 경우 마을 외곽에서 공안의 감시하에 밤을 보내야 한다.  
수행자들은 최소한의 물질적 조건 속에 살면서 이들은 수행과 공부에 전념한다. 수행자들은 라마 린포체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명상과 고난을 위해 개인적 소유에 집착하지 않고 있다. 
현 주민의 약 77%가 티베트인들이라 티베트어가 주류를 이루며, 중국어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후 기도 후에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간식을 먹거나 오후 집안 일 시작 전에 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다.
▲오후 기도 후에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간식을 먹거나 오후 집안 일 시작 전에 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다.

 

겨울이 되면 100일 동안 우리나라의 동안거처럼 이 작은 오두막집에서 명상을 하면서 집중수행을 한다. 겨울 온도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진다. 
인근 언덕은 오체투지로 코라를 도는 수행자들이 항상 끊이지 않는다. 
오후 기도 후에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간식을 먹거나 오후 집안 일 시작 전에 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다. 수행자들은 대부분 자급자족을 하며, 허물어진 건물도 직접 수리를 한다. 
그러나 이곳에도 현대화의 바람이 불며 승려와 비구니 스님이 운영하는 상점도 있고, 많은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상품은 전통의복과 모자, 신발 등이 주로 판매되며, 전자제품도 판매된다. 스마트폰도 꽤 보급되어 있다. 

▲작은 큐브같은 이곳이 수행자들의 수행처이다.
▲작은 큐브같은 이곳이 수행자들의 수행처이다.

 

야칭스는 라룽가(Larung Gar)의 퇴거로 인해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풍선효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야칭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정부가 강력히 통제를 해도 성지를 순례하는 순례자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중국정부의 통제와 티베트 불교도들의 대립은 과연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야칭스는 외국인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도착 후에는 현지 공안에 등록을 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청두시는 650km 떨어져 있으며 자동차로 약 14 시간이 소요된다. 주요 관광 루트가 아니어서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으며 때때로 티베트독립운동이 가열되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다.

▲4만 여 스님들의 수행처- 라렁가르(Larung Gar)중국 가르체(Garze) 티베트 자치구 설타르 카운티(Serthar County)에 있는 라렁가르(Larung Gar) 계곡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불교 연구소가 있다. 이곳에는 4만여 티벳 스님들과 티벳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먼 이국에서 찾아 온 학자들과 학생들이 살고 있다. 이 불교학교는 1980년 라마인 직메푼촉(Jigme Phuntsok)에 의해 설립되었고, 티베트불교를 공부하거나 정진하고자 하는 수행자들이 40,000여 명이 모여 있다. 이곳은 티베트 자유 독립운동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 중국 당국의 견제로 인해 끊임없이 판자 집이 없어졌다가 다시 새워지길 반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추방된 비구니들이 야첸가르에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4만 여 스님들의 수행처- 라렁가르(Larung Gar)중국 가르체(Garze) 티베트 자치구 설타르 카운티(Serthar County)에 있는 라렁가르(Larung Gar) 계곡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불교 연구소가 있다. 이곳에는 4만여 티벳 스님들과 티벳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먼 이국에서 찾아 온 학자들과 학생들이 살고 있다. 이 불교학교는 1980년 라마인 직메푼촉(Jigme Phuntsok)에 의해 설립되었고, 티베트불교를 공부하거나 정진하고자 하는 수행자들이 40,000여 명이 모여 있다. 이곳은 티베트 자유 독립운동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 중국 당국의 견제로 인해 끊임없이 판자 집이 없어졌다가 다시 새워지길 반복하고 있다. 이곳에서 추방된 비구니들이 야첸가르에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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