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서산사 지켜낸 제주불교의 사회참여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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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서산사 지켜낸 제주불교의 사회참여 활동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5.0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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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불교사찰의 피해가 우려되던 대정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저지됐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4월 29일 열린 제381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최종 부결 처리했다. 표결 결과는 재석 의원 42명 가운데 찬성 16명, 반대 20명, 기권 6명이었다.
제주는 바람과 물, 그리고 햇빛까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청정한 환경을 지녔다. 풍력발전이 아무리 신재생에너지사업이라지만, 청정 제주도의 가치가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이번 결정은 각인시켰다. 
또한 이번 부결처리는 그동안 반대대책위원회의 서명운동과 불교,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범종교적 연대를 통해 얻어낸 결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이렇게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만이 아니라 범종교권이 연대해서 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끌어안고 함께 대처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것은 보다 능동적인 사회참여가 아름답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경험이었다. 
제주불교계는 그동안 지역사회 문제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적극적으로 앞에 나서는 일이 없었다. 이것은 우리나라 불교가 적극적인 호국불교로 국난극복을 해왔던 것과는 대별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전국에 전염병이 돌때 구병과 치유를 위한 수륙재를 여러 사찰에서 봉행한 사례가 수없이 등장한다. 수륙재가 큰 도움이 된 것은 전염병 희생 가족들을 위무해 정신적으로 안정시키고, 각 사찰과 지역주민들은 평소 준비했던 약초들을 모아 병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 제주에서는 일제치하에서 스님들이 가장 앞장서서 항일운동을 전개했고, 4.3시기에는 무고하게 희생되는 도민들을 돕다가 16분의 스님들이 무참히 희생되기도 했다. 
이번에 사업지구에 인접한 서산사는 제주도내의 불교세력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고, 이러한 점이 도의회에도 일정한 압력이 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제주불교계는 지역사회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구호뿐인 불국토가 아니라 바로 이 제주땅에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정토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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