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경-본지풍광’展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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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경-본지풍광’展에 가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5.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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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체의 아름다움, 돌에 새긴 불교경전‘화엄석경’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탄문)이 특별공개전 <전통사경의 본지풍광전(本地風光展)>을 열었다. 지난  5월14일부터 불교중앙박물관에서는 보물 제1040호 화엄사 화엄석경을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석경(石經)은 경전의 원문을 돌판에 새긴 것인데, 화엄석경(華嚴石經)은 화엄경을 엷은 청색의 돌에 새긴 것이다. 
통일신라 문무왕 17년(677)에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아 화엄사에 각황전을 세우고 이곳에 화엄석경을 보관하였다. 각황전의 안쪽 벽에는 현재 그림이 걸려 있으나, 원래는 여기에 화엄석경이 벽을 이루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석경에는 네모진 돌들을 서로 맞추어 끼웠던 듯 모서리에 연결을 위한 홈이 파여져 있다. 
기록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 화재로 석경들이 파손되었고, 색깔도 회갈색 등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파손된 것을 모아 지금은 약 9천여 점이 남아 있다. 글씨체는 해서체로 최치원이 정강왕 2년(887)에 쓴 쌍계사 진감국사비문과 비슷한데, 당시의 글씨체를 잘 보여주고 있어 희귀한 석경의 대표적인 예로 주목되고 있다. 
이 화엄석경은 우리나라 화엄종 사찰의 상징적 유물로서 비록 파편이기는 하나 신라 후기의 불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특히 이 화엄석경은 사경의 역사에서 사경서체와 한국서예 역사에서 해서체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매우 귀중한 유물이다. 즉 화엄석경은 모든 사경수행자가 근본으로 삼아야 할 표본글씨의 하나인 것이다. 

화엄석경
화엄석경

 

이러한 사경서체를 연구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통의 맥을 계승하여 21세기 한국사경을 발전시키고자 사경수행자를 위한 법사리의 장이 서울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번 ‘전통사경-본지풍광’ 전에는 화엄사가 소장하고 있는 화엄 석경 40여 편을 전시했다. 
화엄석경은 화엄사 각황전의 전신인 ‘장육전(丈六殿)’ 내부를 장엄하는데 활용됐었다. 하지만 몇 차례 전란으로 왜병들에 의해 화엄사가 병화를 입게 되고, 이 때 장육전도 피해를 입어 현재 1만4000여 점의 크고 작은 석경 편으로 부셔져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200여 상자에 나눠 화엄사 성보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사경연구회 회원들이 직접 제작한 전통사경 및 현대사경 40여 점도 함께 전시되었다. 특히 조선시대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 전통사경 복원에 힘쓰고 있는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사경장 인정 예고자)을 비롯한 여러 사경수행자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전통사경의 정수를 이뤘던 고려시대 사경인 천안 광덕사 소장 보물 제390호 상지은니 묘법연화경(橡紙銀泥妙法蓮華經)과 부안 내소사 소장 보물 제278호 백지묵서 묘법연화경(白紙墨書妙法蓮華經)도 전시되었다. 
이번 본지풍광전은 불교중앙박물관과 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 한국사경연구회(회장 행오)가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화엄사는 2020년을 ‘사경 수행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올해 초 전통 사경원을 개원한 바 있다. 전통사경 본지풍광 전시회는 7월30일까지 불교중앙박물관(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5,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시실에서 열리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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