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고 - 인종차별과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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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 인종차별과 불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6.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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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고정우(교사)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시에서 20달러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자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던 중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목을 눌러 질식사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고, 현재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평화 시위 및 약탈을 동반한 폭동이 벌어지는 중이며 경찰도 이를 강경진압으로 대응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
이 사건의 파장이 크게 번진 것은 인종차별논란 때문이다. 진압 경찰관은 백인들로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2명의 경찰관이 추가로 달라붙어 플로이드가 전혀 움직일 수 없게 했다. 플로이드는 “저를 죽이지 마세요”, “숨을 못 쉬겠어요”라고 애원했지만 경찰관들은 묵살했다. 시민들은 플로이드가 죽어 가는 모습을 보고 경찰에 항의했으나 경찰은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결국 플로이드는 코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었다.
미국의 인종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플로이드 사건 일주일 전인 5월 18일에는 또 다른 흑인 남성의 살인 사건이 공개되었다. 같은 해 2월 조지아 주에서 조깅을 하던 흑인 청년 아마드 아베리를 백인 맥마이클 부자가 시민 체포권이라는 명목으로 살해했으나 체포도 되지 않았다.
같은 날 맨해튼 센트럴 파크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여성 ‘에이미 쿠퍼’에게 “당신의 개에게 목줄을 착용시켜 달라”고 당연한 요구를 하자 “지금 흑인 남자가 나와 내 개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찰에 말하겠다”며 경찰에 거짓 신고한 사건도 있었다.
미국의 불교 단체와 지도자들은 조지 플로이드 살인사건에 대해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가 처음부터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 문화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흑인으로서의 출생이 부당한 대우와 자유의 억압의 이름이 되는 것은 그들의 출생권을 부당하게 취급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백인의 특권은 인종주의적 처신에 대해 여전히 책임을 거의 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인종적으로 우월한 혜택을 받는 계층은 인종차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미국의 불교도로서 탐진치와 증오, 망상을 추상적으로 교육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즉 미국이라는 특수성, 인종차별의 뿌리 깊은 역사를 구체적으로 지목하고 이것을 불교의 중요한 해결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안에도 차별이 없을까? 동남아인이나 탈북동포, 타종교인을 보는 시선에서 우리 안의 차별의식은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다. 불교가 추상적인 차원에서 탐욕과 증오와 망상을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매일 사랑하는 이웃과 가족들의 삶을 위한 사고와 행동, 사회적 참여와 제도적 실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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