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포살과 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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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포살과 안거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6.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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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조계종은 하안거 포살법회를 취소했다. 조계종 스님은 매년 하안거와 동안거 마다 교구본사에 결계신고를 하고 안거 기간 1차례씩 포살 법회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조계종 총무원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만큼 올해 하안거에 한해서만 포살법회를 결계신고로 대체키로 했다.
수계가 부처님의 가르침인 삼귀의와 오계를 수지하면서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하는 다짐이라면 포살은 계를 받은 사람이 다시 한 번 계를 되새기면서 지은 죄는 참회하고 짓지 않은 죄는 더 이상 지지 않도록 하는 의미를 지닌다. 
안거를 맞이하며 포살법회를 하는 것은 불교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불자들이 일상적인 수행을 통해 삶의 원칙들을 다져나간다면 더없이 좋겠으나 삶의 기준이나 원칙을 삼고 그것을 잘 따르고 실천하려 하지만 쉽사리 잊고 지내기 일쑤인 것인 이러한 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포살법회는 그래서 불자들에겐 그만큼 소중하다. 그러기에 더 자주 제주불교에 포살의식이 더 자주 열려 불자들이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포살’은 부처님 당시부터 출가수행자들이 보름과 그믐마다 계본(戒本)을 낭송하며 죄가 있으면 대중 앞에서 고백하고 참회하는 법회였다. ‘자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의 허물을 지적해주며 함께 고쳐나가는 적극적인 참회방식이었다. 그렇게 초기승단에서는 출가자의 생명인 계율을 거울삼아 스스로를 돌아보며 청정한 지계정신을 이어온 것이다. 
부처님의 지헤인 계정혜로 우리의 삶을 밝혀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임에도 늘상 그것을 잊고 마는 것이 다반사여서 삶은 어느새 탐.진.치로 흐려지고 마는 게 현실이다. 부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삶의 원칙에 대한 반복적인 사유가 있어야 계정혜가 밝을 수 있고 계정혜가 밝아져야 우리의 삶 전체가 밝아질 수 있다. 
비록 포살법회가 취소되었지만, 불자들은 주기적으로 계율과 보살행을 새겨보는 자아성찰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해서 자신도 모르게 싹트는 무명(無明)을 돌아보며 버려야 할 것을 과감히 잘라내면서 자율적인 포살을 통해 부처님이 만들어 놓으신 옛길을 따라 걸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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