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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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96)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6.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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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지혜로 깨달음을 얻어
절대 평화에 이른 사람은
마음이 잔잔하게 가라앉고
말과 행동도 고요하다.
- 코삼비에서 온 띠사 장로의 제자 사미 이야기 -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코삼비에서 온 띠사 장로의 제자인 사미스님과 연관하여 이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일곱 살의 어린아이가 출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삭발도 하기 전에 명상의 주제를 받았습니다.
삭발을 하는 동안 아이는 명상의 주제에 오롯이 마음을 모았고 삭발을 끝내는 순간 아라한과를 성취했습니다.
얼마 후 띠사 장로는 사미와 함께 사위성으로 부처님을 뵙기 위해 떠났습니다. 가는 도중 마을의 정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장로는 잠이 들었지만 어린 사미는 잠든 장로의 곁에 앉아 명상에 들었습니다. 이른 아침, 장로는 사미가 일어날 시간이라 생각하고 부채로 사미를 깨우려하다 실수로 부채 손잡이 부분이 사미의 눈을 찔렀습니다. 눈을 다친 사미는 한손으로 눈을 가리고 장로를 위해 물을 떠와 세수와 양치를 할 수 있게 해드리고 정사의 마당을 쓰는 등 자신의 소임을 다했습니다. 사미가 한 손으로 장로에게 물을 드리자 장로는 어른에게 두 손으로 공손하게 올리지 않는다고 꾸중을 했습니다. 
그때서야 사미는 한 눈이 다쳐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장로는 그때서야 아라한인 사미에게 잘못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몹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에 사미에게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사미는 장로의 잘못도 아니고 자신의 잘못도 아닌 업의 결과이니 슬퍼하지 말라고 담담히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장로는 그 불행한 일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에 도착했습니다.
장로는 부처님께 사미가 자신이 지금껏 만나본 적이 없는 훌륭한 성인이라고 말씀드리며 그간의 일을 소상히 전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야기를 다 들으신 후 “내 아들아, 아라한은 그 누구에게도 화를 내지 않는다. 그의 감관은 잘 제어되었고 그는 완벽하게 고요하고 평온하기 때문이다.” 라고 하시며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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